미 경기 ‘춘곤증’ 날려버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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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호 02면

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1만5000선을 돌파했다가 1만4973.96으로 마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여서다. [AP]

미국 경제가 춘곤증에서 벗어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4월 고용지표가 예상 외로 좋아서다. 경기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는 평가다.

4월 고용지표 예상 밖 호조로 뉴욕 증시 사상 최고치 기록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16만5000명. 전문가 예측(14만 명)보다 실제 고용이 20% 가까이 많은 것이다. 실업률도 7.5%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2008년 12월 이후로 가장 낮다.

뉴욕 증시는 반색했다. 3일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1만5000선을 돌파했다가 전일보다 142.38포인트(0.96%) 오른 1만4973.96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이지만 다우존스가 1만5000선을 찍은 건 사상 처음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전날보다 16.83포인트(1.05%) 오른 1614.42를 기록했다. S&P500이 1600선을 돌파한 것 역시 사상 처음이다.

고용지표 발표에 시장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건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이 해소돼서다. 3월 고용지표는 전문가 예상을 크게 밑돌아 9개월 사이 최저치였다. “미국 경기가 다시 주저앉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춘곤증(spring swoon)’이란 표현이 자주 미 경제지에 등장했다. 봄에 몸이 축 처지듯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는 것이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3일 보고서에서 “비록 2분기 성장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지만 적어도 미국 경제가 춘곤증에 빠지진 않았다”며 “역대 최고 수치의 고용지표는 아니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기엔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2, 3월 고용자 수도 당초 발표된 잠정치보다 11만4000명 늘어난 걸로 발표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높였다. “최근 소매 매출이나 내구재 주문이 하락한 것도 (경기침체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날씨가 안 좋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고용 증가가 서비스업에 치우쳐 있어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매업체에서 2만9300명, 기업 서비스 부문에서 7만3000명을 채용했다. 헬스케어와 레저·숙박업에서 각 2만6100명, 4만3000명의 고용자가 늘었다. 하지만 건설업에서 6000명, 광산업에서 3000명 고용이 줄고 제조업 부문 고용도 정체돼 있다. 골드먼삭스의 잔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미국 정부의 예산 삭감 여파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앞으로 고용지표가 다소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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