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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T 룸살롱 사건, 소송전으로 번지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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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호 02면

지난해 장안을 들썩였던 ‘YTT 룸살롱’ 사건이 10개월 만에 다시 세인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7월엔 탈세와 성매매 조사로, 이번에는 룸살롱이 입주해 있던 호텔의 매각을 둘러싸고 건물주와 신탁사 간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신탁사, 대출 회수하려 입주했던 호텔 매각 추진 … 호텔 측 “헐값에 팔려는 것” 반발

YTT는 서울 논현동 세울스타즈호텔 지하 1~3층에 입주했던 초대형 룸살롱 이름. Yesterday(어제), Today(오늘), Tomorrow(내일)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해서 더 화제가 됐다. 룸이 총 182개였으며, 종업원만 해도 1000여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기업형 ‘풀살롱’이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연 이용인원이 20만 명을 넘었으며, 매출액도 수백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 18층, 지하 5층의 세울스타즈호텔 중 일부가 성매매 장소로 활용됐다.

그런데 3개월여에 걸친 검찰 수사 끝에 YTT와 세울스타즈호텔의 실소유주인 김모(53)씨와 그의 동생이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3년6월에 벌금 30억원, 추징금 3억1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동생에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억원이 선고됐다. 당시 룸살롱은 폐쇄됐고, 지금 그 자리엔 단란주점이 영업 중이다.

이런 과정에서 호텔 영업이 차질을 빚게 되고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게 되자 담보대출을 주선했던 신탁사가 지난 4월 호텔 매각에 나선 게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호텔 측은 ‘도둑 매각’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호텔 측은 2010년 11월, 호텔 건물을 담보로 46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였고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상환 연장을 협의 중이었다. 그러던 중 채권자인 한 캐피털 회사가 신탁사에 담보 매각을 의뢰했고, 신탁사가 이를 받아들여 공매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호텔 측은 “공매 절차에 대한 안내도 없이 주인 몰래 호텔을 헐값에 팔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짧은 공매기간과 낮게 산정된 최저입찰금액 등을 근거로 들어 “미리 낙찰자를 정해 놓고 건물을 헐값에 넘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신탁사의 공매 안내에 따르면 공매는 6일부터 8일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첫날 최저입찰금액은 1125억5000여만원이다.

이에 대해 신탁사 관계자는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공매를 진행 중”이라며 “공매시기와 액수 등도 내부 규정에 의해 결정한 것이며 관련 증빙도 다 있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공매 절차 중지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검찰은 지난해 7월 ‘룸살롱 황제’ 이경백(41)씨에게 경찰 상대의 금품로비 의혹을 추궁하다 YTT의 탈세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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