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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화 교수와 떠나는 천안 이야기여행 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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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리성 골동품 전시장.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월, 백순화 백석대 교수와 천안이야기여행을 떠나기 시작해 어느덧 봄 꽃이 만개한 5월이 됐다. 그동안 천안지역 곳곳을 돌아보며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천안의 명소들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천안에는 갈 곳도 많고 먹거리와 볼거리도 참 많은 지역임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뜻 깊은 여행이었다. 이번 호에는 자연을 벗 삼아 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곳에서 힐링의 참 맛을 느껴 보고자 한다.

자연누리성은 광덕면 원덕리에 소재하며 유경상 대표가 20여 년 간 수집해 온 100여 종의 연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차령산맥 줄기의 한 봉우리인 무학산 자락의 분지에 조성된 연꽃 향기 가득한 휴식의 공간이다.

자연누리성에서는 연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일년 내내 밤나무 골에서 내려오는 맑은 계곡물을 수원으로 여름이면 백련·홍련·황련·수련·반련·황홍련·도련·가시연·어리연 등 이름도 생소한 연꽃들의 향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또 이곳은 연잎에서 묻어 나온 싱그러움이 가득한 초록세상이다. 연잎에 맺힌 새벽이슬이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연꽃세상이다.

자연누리성은 산과 꽃 그리고 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연꽃이 만발한 백련지, 연꽃 산책로를 비롯, 할매바위·돌고래바위·누리성 폭포 등 여러 가지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연꽃 잎차를 시음할 수 있으며 연꽃 자료 전시회를 통해 해마다 연꽃의 은은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자연누리성은 또 봄에는 영산홍 군란, 가을에는 구절초 등의 야생화들이 만발해 시골의 정겨움과 옛날의 소박했던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그래서 4~6월에는 들꽃 축제를, 10월에는 구절초 축제를 개최한다. 그리고 한 가지 좋은 점은 이곳을 찾을 때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누리성이 우리에게 더욱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좋은 먹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연잎영양밥, 여름에 별미가 될 수 있는 연냉면, 연빈대떡 등 연을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연꽃의 꽃말은 순결, 청순한 마음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깨끗한 꽃을 피워 예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또 씨주머니 속에 많은 씨앗을 담고 있어 풍요와 다산, 깨달음을 상징해 우리의 선조들은 그림이나 건축물, 여성의 의복에 연꽃 자수를 놓아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했다.

리각미술관은 유량동에 소재하며 조각가 이종각의 예술적 열정과 성취를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한 기념적 성격의 미술관이다. 근래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서울로의 문화 집중현상에 대한 보완적 성격을 갖는 지역의 현대미술관으로 야외 조각공원과 실내 전시공간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Cafe M’이 있다. 리각미술관은 이와 같은 실내 및 야외 공간을 활용해서 다양한 현대미술의 실험들을 담아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미술을 넘어 천안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창의적으로 구현하는 문화센터로서의 기능과 목적을 지향하고 있다.

 파란 하늘과 나무와 풀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리각미술관, 야외 조각공원과 미술관 1, 2층에는 이종각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의 조각은 주로 공간의 확산과 수축을 주제로 한 것이다. 넓은 잔디밭에 전시된 야외 조각물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응축형의 변주·탈바꿈 63·선꼴·확산공간 1991·서있는 둥근꼴·레일73 등은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이런 야외 작품들을 접하면서 어린이들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다.

 미술관 2층에서 내려다보면 큰 창으로 야외 조각공원과 태조산이 보인다. 이 광경은 태조산 전망대에서 보는 것 못지않게 전망이 뛰어나다. 아는 사람만 아는 리각미술관에서는 특별 이벤트도 연다. 포토 페스티발, 뮤지엄 페스티발 및 특별 기획행사로 상설 및 특별 행사를 연중 실시한다. 도심 속 미술관 나들이는 나름대로 묘미가 있다. 리각미술관을 찾아서 자연과 작품들을 통해 마음의 힐링을 얻고 예술적 안목도 확장해 볼 일이다.

2 금광체험을 할 수 있는 골드힐카운티.

자연 향기가 가득한 골드힐카운티는 입장면 기로리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곤충생태관·허브관·단체 숙소 및 개인숙소·레스토랑·Par3 9Hole·성경풍물관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골드힐카운티는 단순한 리조트라 아니라 가족중심의 건전한 레저문화를 조성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높은 비전을 품고 있다.

곤충박물관은 4계절 상설 운영되는 자연생태 온실 및 허브 온실, 나비표본 전시관, 곤충표본 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그 안에서 나비, 딱정벌레 등 살아있는 곤충의 한 살이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허브관은 제 각기 다른 향을 뽐내는 허브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마음의 휴식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향기로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허브 식물원이다. 골프 연습장은 최신 골프 연습장 건물 내에 46타석과 호텔식의 룸과 베란다에 골프 타석을 설치하고 있다. Par3 9Hole 골프 클럽은 빼어난 경관 속에서 자연을 음미하고 숲 속의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생동감 넘치는 라운딩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자연친화적 골프장이다. 성경풍물관은 한국 최초의 실제 크기의 성막이 재현돼 있으며 실제 제사 재현 등이 성경체험 행사 및 절기 행사 같은 다양한 이스라엘 문화체험 행사가 이뤄진다. 솔마루&클럽 하우스는 고객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품격 있는 식당으로 골드힐카운티의 아름다운 조경을 보며 식사 할 수 있고 가족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생태관은 각종 야생화단지 및 자연체험 학습장, 수확 체험장을 갖추고 자연생태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교실 안에서 이뤄지는 딱딱하고 획일화된 교육을 탈피해 자연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이해하는 자연친화적인 사고를 확대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이 밖에도 금광체험·수영장·세미나실·캠프 파이어장·등산로·산책로가 있어 자연 속 휴식 광간으로는 최적의 장소다.

우정박물관은 유량동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안에 위치해 있다. 130년 가까운 우리나라 우정의 역사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새로운 문물을 도입해 부강한 국가를 만들고 국민이 편안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조선 후기에 설치됐던 우체국으로 전국을 하나로 잇는 우체국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줄 뿐 아니라 미래의 모습이 우정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우정박물관에는 구한국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우정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우정역사관과 우리나라와 세계의 우정문화를 볼 수 있는 우정 문화관, 옥외 우편테마공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우체국 건물의 변천, 우체국 심볼의 변천, 우체통의 변천, 집배원의 변천과 세계 각국의 우체통과 집배원복, 우체국 보험, 옛날 우체국에서 사용했던 물건들과 창구 직원들의 유니폼 전시, 우표수집의 기초 용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탁본체험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인 우정총국, 최초 우표, 우정총국의 설립자인 홍영식 초대총판의 이미지를 탁본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야외의 테마공원에는 철도 우편 운송이 폐지되면서 우편 열차 1량을 전시관으로 꾸민 우편 열차가 있고 폭 1.4m, 높이 4m인 세계 최대 규모의 밀레니엄 우체통이 있다. 이 거대한 우체통은 지금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는데 실제로 매일 집배원이 우편물을 수거해 가는 진짜 우체통이다.

우정박물관에서는 엽서쓰기·도장찍기·포토메일 보내기·집배원 복장 입어보기·우표 퍼즐 맞추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1970년 발행 우편번호부, 제1호 여성집배원 관련 기사 모음, 집배원들의 거룩한 희생을 다룬 목숨과 바꾼 마지막 편지 한 통 이야기 등도 볼 수 있다.

3 우리나라 우체통의 변천모습.

우정박물관에는 우리나라 우편물 운송수단의 변화와 세계의 우편물 운송수단을 확인할 수 있는데 1884년 10월 1일,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 우편사업이 시작되면서 체전부가 우편 수레와 말을 이용해 우편물을 운송하다가 경부철도가 부설된 1904년 11월 1일부터 철도 운송을 하게 됐다. 그러나 전국이 고속도로 상으로 연결되고 주요 지역에 개국한 우편집중국을 통해 우편물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열차보다는 자동차로 운송하게 됐다. 그리하여 102년 간 지속됐던 철도 운송은 2006년 5월 24일 폐지됐다.

우정박물관에는 1994년 서울에서 개최한 제21차 만국우편연합총회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만국우편연합총회에 가입하고 국제 업무를 시작한 이래 우리는 나라 잃은 설움과 전쟁의 고통, 가난의 아픔을 이겨내고 당당히 만국우편연합총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한국의 우정은 아시아 태평양, 유럽지역 등 세계 많은 나라들과 교류를 하는 등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데 그 실체를 우리는 우정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리=최진섭 기자 js38@joongang.co.kr, 사진·도움말=백순화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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