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율' '률'의 법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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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어떤 방법으로 재테크를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로 금융 상담 창구가 북적인다고 한다.

 “재형저축 이율이 은행마다 달라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자율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은행에 예금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다”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고 싶은데 어떤 상품으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등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이율, 이자율, 물가상승률, 수익률’ 등 비율을 나타내는 말이 나올 때 ‘율/률’ 어느 것을 써야 하는지 헷갈린다.

 ‘율/률(率)’은 ‘비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앞말에 따라 ‘율’과 ‘률’로 달리 쓰인다.

 첫째, 앞말에 받침이 없는 경우엔 ‘율’로 쓴다. ‘이자율/이자률’의 경우 앞말이 ‘이자’의 ‘ㅏ’(모음)로 끝나므로 ‘이자율’이 바른 표현이다.

 둘째, 앞말이 ‘ㄴ’ 받침으로 끝날 때도 ‘율’로 쓴다. ‘환율, 출산율, 생존율, 생산율’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앞말의 받침이 ‘ㄴ’을 제외한 자음으로 끝나면 ‘률’을 사용한다. ‘물가상승률, 수익률’은 각각 앞말의 받침이 ‘ㅇ’ ‘ㄱ’(자음)으로 끝났으므로 ‘률’을 붙여야 한다.

 이는 ‘率’뿐만 아니라 ‘律(법 율/률)’ ‘列(벌일 열/렬)’ ‘裂(찢을 열/렬)’ ‘烈(세찰 열/렬)’ ‘劣(못할 열/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법칙은 사람의 이름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된다. 가령 ‘이지렬’이 아니라 ‘이지열’, ‘김창열’이 아니라 ‘김창렬’로 표기해야 한다. 다만 이름의 경우 ‘선동열’과 같이 이런 법칙을 무시하고 쓰는 예도 적지 않다. 이름은 고유성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본인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표기하면 된다.

 정리하면 ‘율/률’ ‘열/렬’은 앞말이 ‘ㄴ’을 제외한 받침으로 끝날 때만 ‘률’과 ‘렬’로 쓴다고 생각하면 쉽다. 사람 이름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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