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르」는 독살 당했다|영 데일리·텔리그래프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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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동전쟁 전까지만 해도 「아랍」공화국 군 부사령관 겸 부통령으로 명실공히 「나세르」다음가는 「넘버·투·맨」이었던 「압델·하킴·아메르」원수의 「자살」은 패자가 된 「아랍」공화국의 가장 큰 비극중의 하나. 그는 지난 6월 중동 전에서 패배한 뒤 그의 오랜 친구이며 상사였던 「나세르」의 신임을 잃고 「쿠데타」의 혐의로 자택에 연금 되는 신세가 되었었다. 「이스라엘」을 하루아침에 분쇄하겠다고 큰소리치던 「아랍」공군대가 대패한 원인은 무엇보다도 군부의 부패에 있다는 것이 정평이다. 개전 전야에도 공군장성들이 주연을 열고 흥청거렸다니까.
영국의 「데일리·텔리그래프」지는 22일 「아메르」는 「자살을 강요당했다」고 보도하여 그의 죽음은 여러 가지 억측을 자아내게 한다.
동지는 현「이집트」정권이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 씌워 「아메르」에게 「자살할 것을 종용」하고 그 보상으로는 사후에 「아메르」를 「혁명의 영웅」으로 추대하고 그의 부인과 자식들의 일체의 생계를 돌봐 주기로 했다고 보도. 패전 후 진통을 겪는 「나세르」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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