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롯데건설 임승남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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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여성을 사랑합니다. 여성의 마음을 잘 알아야 아파트도 잘 지을 수 있지요."

롯데건설 임승남(林勝男.65.사진)사장은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한다. 여성을 잘 관찰해 그 입맛에 맞는 아파트를 지어야 잘 팔린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대단한 추진력의 소유자다.이순(耳順)을 훌쩍 넘겼는데도 각종 수주 전선과 공사 현장을 누빌 만큼 에너지가 넘친다. 1999년 사장 취임 이후 불과 4년 만에 롯데건설을 주택업계 수위를 다투는 회사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재건축아파트 수주 경쟁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수주 3조5천억원, 매출 1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수주 4조원, 매출 2조원이 목표다. 또 지난해보다 1백71% 증가한 2만1천5백가구의 주택을 내놓을 예정이다.

-재건축 수주 잔고는 얼마나 되나.

"6조7천억원이다. 계약 안된 것까지 합하면 10조3천억원이다. 이렇다 보니 주택사업 비중이 73%에 이른다. 토목공사 수주가 늘고 있어 내년부터는 이 분야가 매출의 30% 이상 차지할 것이다."

-재건축 수주 실적이 좋은 게 사업성은 고려치 않고 덤핑수주를 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렇지 않다. 지난해 매출 이익률이 10%를 넘는데 저가수주를 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다른 회사보다 공사비를 10~15% 비싸게 받는다. 조합원들도 롯데아파트가 분양가는 비싸지만 분양이 잘 되고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롯데건설이 단기간에 급성장했는데 그만큼 노하우도 축적이 됐나. 최근까지 공사견적을 외부에 맡겼다고 들었다.

"아파트 전문업체가 아니다 보니 초반엔 많이 부족했다. 2000년까지 세부 견적을 외부에 용역을 줬다. 하지만 롯데 낙천대.캐슬 분양 실적이 늘고 재건축 수주도 많아지면서 실력이 향상됐다. 지금은 모든 견적을 직접한다. 실력도 여느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요즘도 현장을 많이 다니나.

"모든 모델하우스를 가보고 마감재 하나라도 직접 손댄다. 사장이 몇 번 가봤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롯데 캐슬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비법은 있는지.

"서민아파트부터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베르사유 궁전 등 세계 각국의 유명 건축물까지 직접 돌아보는 게 재산이다. 좋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견문을 넓히고자 노력한다. 부산 롯데월드 등 고급 건축물 시공 경험도 도움이 된다."

-중국 베이징 롯데월드 건설사업은 어떻게 추진돼 가나.

"지난해 중국 조양 공원 개발공사 컨셉트 디자인 공모에서 우리가 제출한 설계가 뽑혀 가능성이 커졌다. 총 84만평 부지 중 21만평이 종합 위락단지로 개발되는데 인도어 테마파크 내에 잠실 롯데월드의 2~3배 규모의 롯데월드를 지을 계획이다. 아직은 협의 중이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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