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범 "외부 지원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의식을 회복하면서 수사와 사법처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조하르는 21일(현지시간) 오전 깨어나자마자 미 연방수사국(FBI) 특별요원들의 신문부터 받았다. 그는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에도 압력솥 폭탄을 두 번째 테러장소에 설치한 사실과 테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테러는 형(타메를란)의 주도로 단 둘이 벌였으며 외부 테러조직의 지원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전했다. 보스턴마라톤대회 이외 “추가 테러 계획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하르는 “형은 이번 사건 때문에 이슬람이 공격받지 않기를 원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하르는 "폭탄제조법을 인터넷에서 보고 배웠다”고 진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아직 신문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수사당국은 차르나예프 형제가 종교적 열정으로 벌인 자생 테러 범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의식을 회복한 조하르는 이날 메리앤 바울러 치안판사가 입회한 가운데 병실에서 대량 살상과 재산 파손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신상과 범행 사실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답했다. “변호사를 선임할 능력이 되느냐”는 판사의 질문엔 “노(No)”라고 짧은 말로 답했다고 NYT가 전했다. 그는 사형제가 폐지된 매사추세츠 주법원이 아니라 연방법원에 기소돼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사형선고도 받을 수 있다. 백악관은 그러나 그를 군사재판 회부 대상인 ‘적국 전투원’으로 간주하지는 않기로 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관련기사]
▶보스턴 테러범 납치 피해자 "중국인이라서 살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