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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미의 「옴니버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리 나라 설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괴담이 소재이지만 종래의 「그로테스크」한 괴기영화와는 전연 성격이 다른 소위 예술파 감독 유현목씨의 「옴니버스·스타일」의 영화. 같은 소재라도 작가의 자세에 따라 이처럼 변모할 수 있을까 싶다.
제1화는 운명의 작희로 불행해진 신혼부부의 얘기(이순재·문희). 제2화는 처자를 두고 정부와 놀아나는 남편의 얘기(윤일봉·전계현·거유미). 제3화는 불치의 병에 걸린 남편을 고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내의 얘기 (조미령·남궁원)가 혹은 미담으로 혹은 비원으로 펼쳐진다.
이처럼 서로 다른 「스토리」가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루고 있는 것을 한 여름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여인이 한」에 초점을 맞춘 「테마」에도 있지만 유 감독의 시각적 표현력을 대담하게 구사한 환상미의 조형에 있을 것 같다. 그러나 1화의 번거로운 「나레이션」, 3화의 통속취향에 비해 2화가 성공했다. 색채 「시네스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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