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도 성장 한계 보건의료·금융·관광 … 서비스업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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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기존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은 동력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새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한 대안으로 ▶중산층의 재무건전성 회복 ▶서비스 부문의 고용 창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산업 측면에서는 서비스와 중소기업 강화를 강조했다. 돕스 소장은 “2030년까지 서비스 부문이 선진국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며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면 갈수록 제조업의 우선 순위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제조국가라는 생각으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중점을 둬야 할 서비스 분야로 보건의료·사회복지·금융·관광을 꼽았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서비스 분야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았는데도 이 분야가 덜 발달한 이유로 정부의 비전 부족과 이해관계자의 저항을 들었다. 서동록 파트너는 “한국은 제조업에 대해서는 치밀하게 계획과 전략을 짰으면서도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없었다”며 “서비스업은 써봐야 수요가 창출되는 분야라 장기적으로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는 제조업이라는 외바퀴로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없다”며 “서비스 부문과 중견기업 확대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맥킨지는 특히 한국 내에 기업가정신이 시들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자녀의 고용안정을 기대하는 한국의 부모는 자녀가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기보다는 대기업·정부·학계의 표준적인 직장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기업 창업자가 기업을 설립하던 1960년대에 버금갈 수준으로 기업가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 같은 펀드를 설립해 신생기업과 신기술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스라엘처럼 국가 주도로 벤처캐피털을 활성화해 실패한 벤처인에게도 재도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93년 국영 벤처캐피털인 ‘요즈마’를 설립해 혁신적 기업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했다. 그 후 벤처캐피털 투자는 붐을 이뤘고 91년 5800만 달러에서 2000년 33억 달러로 급증했다.

김창규 기자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 =1926년 미국 경제학자이자 공인회계사인 제임스 맥킨지가 설립한 다국적 컨설팅 회사다. 기업의 ‘의사’를 자처하며 경영 낭비와 결점을 찾아 치료하는 서비스를 최고경영층에 초점을 맞춰 제공한다. 정부 기관과 유명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통해 명성을 쌓았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처럼 맥킨지를 거쳐 기업 경영자로 변신하는 경우도 잦아 ‘CEO사관학교’로도 불린다. 한국을 포함, 세계 80여 곳에 지사를 운영한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는 그 산하 싱크탱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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