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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사할 때도 가구 안 바꿔 … 결론은 경쟁력 있는 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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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에이스침대 안성호(45·사진) 사장은 올해 20년째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찾고 있다. 그는 가구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경영자임에도 전문 디자이너 못지않은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도 듣는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뿐 아니라 세계 주요 가구박람회는 빠지지 않고 직접 둘러본다. 에이스침대는 가구업계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1784억원, 순이익 329억원을 올렸다.

안 사장은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드러난 올해 가구 트렌드에 대해 “전체적으로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선보이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변형하고 잘 쓰지 않던 노랑, 보라, 녹색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업체들이 눈에 많이 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상황 탓에 최근 2년간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명품 가구업체들도 큰 투자를 꺼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왜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20년째 찾고 있나.

 “나라마다 가구전시회와 디자인의 특징이 있다. 미국이나 독일·스칸디나비아는 디자인 경향이 매우 천천히 바뀐다. 한국에서 요즘 관심을 끄는 북유럽 스타일은 1930년대에 시작해 50년대 절정에 올랐던 것이다. 독일도 전시회에 가 보면 10년 전 스타일이 70~80% 그대로 나온다. 반면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빨리 바뀌고 새로운 디자인을 쉽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변화의 방향을 읽으려면 이탈리아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혁신을 올해 키워드로 내세웠는데.

 “글로벌 경기가 좋을 때보다 바뀌는 속도는 늦어졌다. 한참 잘나갈 때는 매년 전체 중 20~30%씩은 혁신적 제품이 나왔는데 올해는 5% 정도인 것 같다.”

 -에이스침대는 6개 해외 브랜드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수입 전문 매장 하나를 운영하고 있는데 회사 전체 매출의 1%도 안 된다. 수입하는 브랜드들이 리바1920·박스터 등 나름대로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회사다. 수익 차원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디자인·소재 개발 등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국내 가구시장 전망과 에이스침대의 경영 목표는.

 “수요가 늘어나거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령화에다 국내 가구의 내구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줄면 줄었지 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경기도 좋지 않아 이사할 때도 가구 바꾸는 것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 점유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조만간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매트리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밀라노=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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