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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다운받는 데 57초 … LTE보다 두 배 빨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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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분명 무선인데 유선보다 속도가 빠른 것 같아요. 이제는 휴가 때도 노트북 들고 가서 마음 놓고 게임을 할 수 있겠어요.”(SK텔레콤 프로게임단 T1의 임요환(33) 감독)

SK텔레콤은 10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ICT기술원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LTE-어드밴스드(A) 서비스 시연회를 열었다. 이 회사 프로 게임단 T1의 임요환 감독이 LTE-A와 유선 초고속 인터넷 광랜을 이용해 스타크래프트2에 들어가 속도를 비교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명필이 붓 가리듯, 프로게이머가 인터넷 속도 따지는 세상이다. 임 감독은 1990년대 말, PC방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인 스타크래프트 열풍과 함께 탄생한 ‘원조’ 프로게이머다. 0.1초만 늦어도 적에게 진지를 빼앗기는 MMORPG의 세계에서 무선으로 접속해 게임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무선에서 가장 발달했다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이라 해도 유선 초고속 인터넷 광랜과 비교하면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런데 10일 SK텔레콤이 선보인 LTE-어드밴스드(LTE-A)는 유선 광랜보다도 속도가 분명 빨랐다.

 SK텔레콤은 이날 경기도 분당의 ICT기술원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CA·이종 주파수대역 묶음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적용한 LTE-A 망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연회 설명을 맡은 최진상 ICT기술원장은 “LTE-A는 LTE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으로, 현존하는 이동통신 기술 가운데 가장 빠르다”며 “이론적으로는 최대 150Mbps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Mbps는 1메가바이트(MB) 용량을 8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지난해 7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어벤져스’를 이동통신사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표준(SD)급 화질(1기가바이트(GB) 상당)로 다운로드 받는 데 54초 정도 걸리는 속도다. 이 영화를 기존의 LTE에서 받으면 1분47초, 3G에서 받으면 9분15초 걸린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유선 광랜(100Mbps)으로 받더라도 1분20초가 필요하다. 최 원장은 “계획대로 9월에 LTE-A가 상용화되고 이에 맞는 스마트폰이 출시된다면, 세계 통신 역사상 무선 데이터 통신이 유선 통신을 넘어서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TE-A의 핵심 기술은 서로 다른 주파수를 묶어 하나의 주파수처럼 사용하는 CA 기술이다. 이날 SK텔레콤은 850MHz와 1.8GHz라는 두 개의 LTE 주파수 대역을 묶었다. LTE 주파수 한 대역당 최고 속도가 75Mbps이니, 두 개를 묶으면 최대 150Mbps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시연회에서 CA를 적용한 LTE-A는 약 130Mbps의 속도를 보인 반면, SK브로드밴드의 광랜 초고속 인터넷은 95Mbps(다운로드 기준)를 나타냈다.

 다만 LTE-A의 빠른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단말기도 바꿔야 한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는 LTE-A 지원 단말기를 선보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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