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넷에선] 로또 매니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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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로티즌'. 로또복권 매니어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제 발행 9주째인 로또에 대한 열풍은 그만큼 뜨겁다.

그런 로티즌들이 화가 잔뜩 났다. 정부에서 로또복권의 이월 회수를 2회까지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공식 발표가 나온 27일부터 인터넷 로또 관련 사이트는 불이 났다. 대부분은 비판과 냉소다.

"대체 도입된 지 얼마나 됐다고 호들갑인가."(ID mspark)

"오락가락 정책 언제까지 갈 것인지…."(ID piopio)

도입될 당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는데 그때는 가만 있다가 왜 두달 만에 소신을 바꾸느냐는 항의다.

'사행심'을 이유로 한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불쾌해 했다. 부작용이 더 심한 다른 도박산업은 가만두고 유독 로또에만 제재를 하는 데 대한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보다는 '대박'의 규모가 작아진 데 따른 불만이 가장 클 것이라는 게 로또측 얘기다. "당첨금액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이며, 그 돈을 거머쥘 벼락횡재의 주인공이 누군가를 구경하는 것 만도 흥밋거리"라는 설명이다.

분한 마음은 엉뚱한 곳으로도 화살을 돌렸다.

"로또 판매 이후 오프라인 복권의 판매가 부진해 시행처의 적자가 예상되고, 그러다 보면 도산하는 업체도 생길 것이다."(ID 양치기애들) 반면 지나친 사행심리를 경계하며 이월 제한을 받아들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월을 2회로 제한해도 60억원이 넘는다.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주민번호 기록하고 기다리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을까."(ID caston) 이런 갑론을박의 와중에 어떻게 하면 당첨번호를 맞힐까 궁리하는 실리파도 많았다. "좋은 번호 있으면 알려주세요. "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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