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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열릴 동경 유니버시아드 전망 - 동경=김기문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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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유니버시아드」동경대회는 앞으로 5개월. 주최국 일본은 그 준비에 한창이다. 후보선수들의 합숙소에는 『정신을 차려라, 앞으로 5개월』이란 표어가 붙어 있고 사무당국은 점심시간인데도 시장처럼 부산했다. 3천여 선수가 참가, 지성과 교양을 「스포츠」로 표현할 축제, 학생 「올림픽」의 막이 올려지는 것은 8월 26일 하오 6시-. 이 대회는 명칭부터가 우리에게 생소하게 들리지만 가까운 동경에서 열리는 덕택에 어느 「올림픽」규모에 못지 않게 많은 선수단이 참가하고 북괴도 함께 나오리라는 예상 때문에 우리 체육계의 관심은 크다.

<유도추가로 9종목>
「도꾜」대회가 결정된 것은 65년 8월 「부다페스트」 총회때의 일. 육상·「펜싱」·수영·수구「테니스」·배구·농구의 8개 통상종목에 유도를 첨가, 9개 종목의 경기로 매듭지어졌고 97개국에 초대장을 발송, 3월말 현재 40개국 2천5백13명이 참가를 신청해 왔다.
당무자들은 앞으로 15개 국가가 더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총55개국에서 3천명의 선수(여자 4백명)와 5백명의 임원(FISU 국제경기연맹대학 「스포츠」회의 참석자) 및 5백명의 기자를 합해 도합 4천여명을 기준으로 모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수지계산 맞을 듯>
「도꾜」대회 유치운동 때부터 일본은 「올림픽」때의 제반시설을 이용,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의 효과를 노리고 나선 것이다. 대회장인 대빈신천(전 조대총장·75세)씨는 「도꾜·올림픽」에서 보여준 일본의 대회 운영력과 정치적인 문제에 구애 없이 세계각국이 참가할 수 있는 일본의 국제적인 입장 때문에 일본에서 개최하면 어느 곳보다 많이 참가할 것이라는 각국의 기대가 일본개최를 결정지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올림픽」때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10억9천만원으로 이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속셈이 앞선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출면으로 보면 ▲선수촌 경비가 2억7천만원 ▲경기비 2억4천만원 ▲수송비 7천9백여만원 ▲섭외비 5천9백만원 ▲PR비 6천3백여만원 ▲식전비 4천8백여만원 ▲시설비 6천10만원 ▲관리비1억4천여만원 ▲예비비 5천여만원 기타로 되어 있다. 이중에 가장 많은 선수촌의 경비를 보면 4천명의 선수·역원·기자들의 식비보조금이 거의 전부, 하루의 숙식비 4「달러」를 받고 7「달러」어치의 식사를 제공하는 한편 각국 요리실을 만들어 마음대로 먹게 하고 있다. 선수촌과 「테니스·코트」를 개수하는 정도의 시설비와 선수촌의 냉방장치 및 실내비품(주로 베드)비가 가장 큰 예산이고 보면 수지계산은 됨직도 하다.

<「매머드」조직위>
「요요기」(대대목) 체육관 앞 「기시」(안) 기념체육관의 5층에 자리잡고 있는 재단법인 「유니버시아드」동경대회 조직위원회는 역원 9백명, 직원 90명, 비상근 직원 1백50명의 「매머드」조직체 속에 6부 16과를 두어 수지면과 운영면을 통제하고 있다.
황태자를 명예총재로 하고 전「와세다」(조대) 총장인 대빈신천씨를 대회장으로 선정한 동 위원회는 7백명의 대학생 통역을 선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일본 학생들이 대부분 불어에 약해서 지망생이 없다고 당무자는 울상을 하고 있다.

<북괴초청으로 문제>
국가가 있고 선수가 있는 이상 신성한 「스포츠」니, 세계가 하나니 따위가 통할 리 없다. 「도꾜·올림픽」때의 남·북한문제, 제5회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등을 통해 골치를 앓았던 일본은 이 문제에 대하여 무척 고심하고 있다.
대빈 회장은 지난해 9월 9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열린 FISU 실행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동·서독은 「올림픽」기로 통일하고 선수단의 국명 표지로 IOC규정에 따르기로 했다. 북괴는 「노드·코리아」로 호칭하고 표창식엔 「유니버시아드」의 노래로 국가를 대신키로 했으나 표창식의 국기게양 문제에 있어서 북괴의 처리문제가 미해결인 채 남아 있고 「노드·코리아」로 불리는데 대한 북괴의 불만이 소련을 자극, 또다시 세계여자배구선수권 대회와 같은 공산권 불참소동이 벌어지지 않겠는가에 대해선 분명한 회답을 하지 못하고 5월에 열리는 실행위원회의 합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당무자들은 북송문제 등을 두고 거류민계와 조련계의 투쟁을 보아온 바이므로 「응원단끼리 유혈극을 벌이든가」「북괴선수들의 망명소동」이 일어나면 이 또한 머리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수께끼 북괴 실력>
이곳의 「유니버시아드」조직위원회와 조일·매일·독매 등의 체육부 기자, 심지어는 체육계의 해외기록 조사 당무자들까지도 북괴의 기록이나 실력을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얼마전 신금단의 여동생이 1백·2백·4백·8백 등 육상 4개 종목에서 언니를 훨씬 능가하는 기록을 세웠다는 소리를 들었을 뿐 정확한 기록은 일체 밝혀지지 않았고 여자 배구「팀」의 실력이 공산권에서 상위, 소련과 대결할 정도니 이번에 「메달」권내에 들것이라는 추측이 북괴를 아는 동경전문가들의 전부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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