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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가까워진 명품, 품질은 타협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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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게 구부린 대나무 소재 손잡이가 특징인 ‘뉴뱀부백’을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소재의 가죽·금속장식 등으로 맞출 수 있는 ‘메이드투오더’서비스의 예시 상품들.

‘더욱 더 특별하게’. 요즘 명품 브랜드 고객의 취향을 대변하는 말이다. 명품 혹은 럭셔리로 불리는 브랜드 제품들은 90년대 들어 대중에까지 전파됐다. 이전까진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제품’이었던 게 명품이었다. 전체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이 한 이유고, 브랜드 입장에서 보자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뒤 행한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명품이 대중에 더 가까워질수록 명품 브랜드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한편으론 매출이 늘어 좋았지만, 또 한편으론 기존의 자사 고객들이 ‘나만을 위한 특별한 것이 별로 없다’며 돌아서는 일이 동시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명품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게 ‘메이드 투 오더(made to order)’ 서비스다. 말 그대로 ‘주문하는 대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여성 고객들이 가장 크게 호응하는 분야는 당연히 가방류다. 구찌는 지난해부터 브랜드의 대표적인 모델 ‘뱀부백’을 비롯해 ‘오리지널 재키 백’과 ‘스터럽백’ 및 지갑에 대한 메이드투오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청담동 ‘구찌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뱀부백은 그 시작부터 특이한 가방이다. 구찌의 창업자인 구치오 구치가 1940년대 처음 만들었다. 손잡이 부분이 대나무로 되어 있어 뱀부백이라 불리는 이 가방은 40년대 이탈리아 시대상을 반영한다. 파시스트 정권이 전쟁을 일으켜 물자가 부족해진 이탈리아 장인들은 금속 등을 대체할 만한 뭔가를 찾아야만 했다. 뛰어난 솜씨,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오늘날 구찌를 완성한 창업자 구치는 대나무를 대체 물질로 떠올렸다. 독특한 모양과 개성 있는 디자인이 가능했지만 목재를 손잡이 모양으로 구부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장인 정신은 이때 발휘됐다.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완벽한 모양을 갖춘 핸드백 손잡이 부분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구찌 장인정신을 대표하는 뱀부백의 새 버전인 ‘뉴뱀부백’이 메이드투오더 서비스의 대표 품목이다. 구찌의 핸드백 메이드투오더가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특색있는 점은 같은 가죽 소재를 고객 취향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악어가죽을 택했다면 가죽의 표면 마무리 처리 방법도 고를 수 있다. 반짝반짝 빛이 나게 하는 ‘샤이니’, 금속 느낌이 풍기도록 하는 ‘메탈릭’, 덤덤하고 수수한 가죽 느낌을 그대로 살린 ‘매트’ 등 세 가지 효과가 가능하다.

손바느질로 가방을 만드는 과정.

메이드투오더 서비스는 최종 결과물이 특별한 만큼 주문도 특별한 곳에서만 이뤄진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구찌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등 전국 12개 매장에서만 살 수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난해 3월, 15개월 공사 끝에 재개관한 구찌 본매장이다. 지상 5층, 지하 3층으로 건물 전체 면적 3289㎡, 1~3층에 걸친 매장 면적 1055㎡ 규모다. 브랜드의 디자인 총괄 프리다 지아니니가 건물 외벽 장식부터 내부의 사소한 장식 하나까지 진두지휘한 이런 형태의 매장은 서울을 비롯해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중국 상하이, 홍콩 등 전세계 30여 곳에 불과하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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