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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종편 적극 출연해 당 생각 알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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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왼쪽)이 1일 오후 서울 순화동 JT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시사토크쇼 ‘뉴스콘서트’에 출연해 임백천 MC의 기타연주에 맞춰 1990년대 가요인 ‘나 하나의 사랑’을 부르고 있다. 오른쪽은 공동 MC를 맡고 있는 임윤선 변호사. [JTBC 화면 캡처]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JTBC ‘임백천·임윤선의 뉴스콘서트’에 출연했다. 민주당 대표급으로선 첫 종합편성채널 출연이다. 민주당은 미디어법 제정 이전인 2008년 12월부터 당론으로 종편 출연을 금지해 왔다. 문 위원장의 종편 출연은 4년3개월여 만에 이 당론이 폐기됐음을 의미한다. 문 위원장은 이날 종편 출연에 앞서 비대위 회의를 열어 종편 출연금지 당론을 공식 철회했다. 문 위원장은 JTBC 출연 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과 정치는 시대 정신을 담은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동업자”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종편 출연 결정은 당의 노선을 중도 쪽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 종편에 출연하기로 한 이유는.

 “언론과 권력은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맞다. 하지만 권력과 정치는 국민에게 자신의 의제를 알리고 이를 왜곡되지 않게 전달할 책임까지 갖고 있다. 덮어놓고 갈등 구조로만 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은 노무현 정부 때도 했었다. 우리 생각을 알리려면 출연을 않는 소극적 방법으론 곤란하고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

 - 대선 때 종편에 출연하지 않아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얘기를 백날 할 필요는 없다.”

 -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중도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건 확실하다. 좌클릭해서 망했다. 중산층과 서민, 중도개혁이 ‘김대중 평민당’ 이래 우리 당의 기본이다. 이걸 어기고 왔다갔다하는 통에 우리가 신뢰를 잃었다. 정체성에서 중도개혁의 색깔을 진하게 내야 한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입장은.

 “제주해군기지는 노무현 정부에서 민관합동의 국제 관광미항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해군기지 창설 쪽으로만 갔다. 그런데 다시 관광미항이 된다니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한·미 FTA도 시종일관 특정 부문의 재협상을 주장했지 폐기하자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지난해 총선) 통합진보당과 연대하면서 이상하게 됐다. 그쪽과 연대하는데 전술적 조건이었다. 그게. 거기에 응하면서 이상하게 됐다. 그건(폐기는) 안 된다.”

 - 안철수 후보가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안철수 신당이 생겨 당이 깨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있다.

 “아니다. 파이를 하나 더 키운다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가 우리 후보(문재인)를 밀어주던 순간 그는 우리와 공동 운명이 됐다. 본인이 아무리 부정해도 소용이 없다. 따로 당을 만들면 공멸하는 게 지금의 구조다. 결과적으로 안 후보와 민주당은 공생밖에 없다. 문제는 민주당의 혁신이다. 민둥산이라도 혁신해서 숲을 가꿔 놓으면 봉황이건 잡새건 다 와서 깃들게 돼 있다.”

 - 당이 깨지지 않는다고 낙관할 수 있나.

 “절대 깨지지 않는다. 민주당의 문패는 엄청나다. 민주당은 상수다. 다른 당(안철수 신당)이 생기면 제3당이다. 의원들이 (3당으로) 쏜살같이 달려갈 거란 생각은 낭만적인 얘기다. 과거에 그러다 다 망했다. (안철수 신당으로) 간다 한들 이쪽(민주당)보다 커질 이유도 없다. 커지면 공멸이다. 뭘 모르니 그런 얘기가 나온다. 안 후보 측도 이제 알게 될 것이다.”

 - 안 후보 측은 민주당과 거리를 두려하는데.

 “안 후보도 국회에 들어오면 300명(국회의원) 중 한 명임을 절감하게 된다. 세상에 잘난 사람 없다. 들어오는 순간 ‘혁신은 민주당이 가고 있는 길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걸 모르면 영원히 보헤미안, 이방인이다. 정치는 서생(書生)적 문제의식과 상인(商人)의 현실감각이 어우러져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현실에 집착했고, 김구 선생은 서생적으로 집착했다. 안 후보는 아직 서생이다. 대선 과정에서 20%의 지지를 받았을지언정 아직은 이상 세계에 살고 있다. 큰 꿈을 키우려면 결국 300명 중 하나로구나 하고 깨달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름 위만 떠다니다 만다.”

 - 문재인 의원이 부산 영도 재선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엔 어떻게 생각하나.

 “필요하면 동원해야 한다. 당의 입장에서야 지원해 준다면 고맙다. 그러나 스스로 자숙 기간이라고 하니…. 하지만 남의 선거를 돕는 것도 자숙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문 후보는 지금 영도건 노원병이건 ‘당이 원하면’이라는 전제를 붙였다.”

 - 안 후보 측이 선거 지원을 요청할까.

 “머지 않아 요청하리라고 본다. 나는 지금 ‘공식적인 요청’을 말하는 것이다. 제3자를 통해선 여러 번 요청이 왔다고 한다. 이동섭 후보를 통해서도 요청이 왔다. 오늘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나.”

 민주당 이동섭 노원병 위원장은 이날 보선 불출마와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JTBC에선 노원병 무공천 결정에 대해 “정치 인생을 걸고 가장 나쁜 결정을 했다고 후회할 수도 있다”며 “그래도 안 후보가 서울시장, 대통령선거에서 두 차례 양보했고, 야당 후보의 당선으로 대통령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아프지만 후보를 양보했다”고 밝혔다.

채병건·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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