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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레이디」의 행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구라파에서 한국을 처음으로 찾아든 독일의 「퍼스트·레이디」「빌헬민·뤼프케」여사는 「뤼프케」대통령과 함께 한국의 첫 밤을 영빈관에서 지내고 「뤼프케」대통령과는 별도의 일정에 따라 3일 「서울의 제2일」을 시립보육원 방문으로 시작했다.
이날 「뤼프케」여사가 상오 10시 40분 외빈 102호 「세단」으로 시립보육원에 도착했을 때 국무총리부인 윤계원 여사, 김영식 병원장과 오정자(시장부인), 김순정(제1부시장부인), 백영자(제2부시장) 여사 등이 정문에서 영접했다.
회색 「밍크」깃이 달린 회색 「투피스」에 회색 「밍크」를 두른 모자. 검정과 회색 「콤비」의 구두를 신고 세줄의 진주목걸이를 한 빈틈없는 옷차림이었다.
「뤼프케」여사는 시립보육원의 신생 아실·영아실·오락실 등을 일일이 돌아보고 4백 30 여 원아들에게 인형과 빵·사과 등을 나누어주었다.
그러나 칠순의 노구로 긴 여행의 탓인지 몹시 피로한 기색이 엿보였다.
이어 11시 30분 국립박물관에 도착, 김재원 박물관장과 김학선 문교부장관부인의 영접을 받으며 우리 나라의 고유한 예술품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뤼프케」여사는 김 박물관장에게 『이것이 모두 한국의 순수한 예술품이냐』고 다시 되묻기도 하면서 『분더바!』을 연발했다.
특히 연산군 아들의 태본 이라는 「태 항아리」를 보고는 대단히 진귀한 것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박물관 2층 「베란다」에 나온 「뤼프케」여사는 김 박물관장이 『이곳은 경치 좋은 시민의 공원이며 젊은이들이 즐겨 「데이트」를 하는 곳』이라고 말하자 무척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김 박물관장은 「뤼프케」여사에게 미술사 (독일어판·김재원저) 1권을, 그리고 김영식 시립 보육원장은 한복 1벌(앙드레·김 디자인)을 선물로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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