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떠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비행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의 부기장은 목요일(이하 현지시간) 강제로 조종실로 들어오려는 난폭한 승객을 도끼로 내리찍었다고 미국 관리들과 여객기 승객들이 말했다.
로라 브라운 미국 연방항공청(FAA) 대변인은 이 여객기가 사고 없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문제의 승객을 제압하는 데 사용된 도끼는 여객기에 통상적으로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디 오리후엘라 마이애미 연방수사국(FBI) 대변인은 조종실 침입을 기도한 남자의 이름은 파블로 모레이라(28)로 우루과이인 은행원이라고 밝혔다. 모레이라는 아르헨티아 경찰과 미 연방수사국의 감시 하에 있으며 목요일 중 마이애미로 보내진다. 오리후엘라는 그가 마이애미에서 승무원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객 잔 보이어는 잠을 자다가 야단법석 소리에 깨어나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리를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쿵후를 하듯 조종실 문을 차고 있는 남자를 봤다."고 말했다. 보이어가 "뭘 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기장과 말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보이어는 "조종실 문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런데 아래 부분이 열렸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몸을 밀어 조종실 안으로 밀어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와 다른 승객들은 남자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그때 여객기 부기장이 도끼로 그 남자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보이어는 "그곳이 피범벅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자가 조종실 밖으로 끌려나와 감금됐다.
유나이티드 항공 관계자들은 9·11 공격 이후 무단 진입을 막기 위해 조종실 문에 빗장이 새로 설치됐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대변인은 사건 당시 조종실 문이 잠겨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모레이라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으며 술을 마신 것 같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의 유나이티드 항공 855편에는 승객 1백57명과 승무원 15명이 타고 있었다.
이 보잉 777기는 사고 발생 3시간 후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착륙했고, 모에이라는 이곳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은 후 평정을 회복, 안정적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