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패션’ … 이게 이상봉 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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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상봉

“이상봉 스타일은 없어요. 오히려 그게 새로운 스타일을 열정으로 추구할 수 있는 원동력 아닐까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2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며 한 얘기다. 그는 “이제까지 제 삶이 그랬듯,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걸 추구하겠다”며 이번에 낸 자전 에세이 제목을 ‘패션 이즈 패션(열정)’(Fashion is Passion)으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청소년기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이씨는 서울예술대에서 연극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몸으로 뒹구르며 소리지를 수 있는 매력. 주변에서 “저 친구는 평생 연극판에서 썩을 사람”이라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군 입대 사흘 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맡았다. ‘옷 수선집’을 하면 먹고 살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무작정 ‘국제복장학원’으로 갔다. 그렇게 시작한 의상 디자인을 30년 넘게 해오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매년 두 차례씩 열리는 패션쇼가 극악의 고통이자 이상봉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패션쇼는 디자이너들의 아픔이자 살아가는 에너지죠. 항상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길을 갔으면 포기하고 또 다른 길로 갔을 겁니다.”

 그는 나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패션쇼 날짜가 다가오는데 주제조차 잡을 수 없었던 서른일곱 살 때, 너무 고통스러워 나이를 버렸어요.” 이 모든 얘기를 책에 담았다는 그는 “후배 디자이너들 중 K패션 스타가 나올 걸 확신한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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