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여성 중간 간부 ‘믿을 우먼’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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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여성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1일 “과장급 이상 여성 간부 비중을 높이고 여성 신입사원을 많이 뽑아 ‘믿을(middle) 우먼’을 기르겠다”고 발표했다. 소수의 여성 임원에 제한됐던 여성 인재풀을 기업의 중간 간부층으로까지 끌어내리겠다는 전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3%로 남성을 앞섰다. 그러나 30대 여성의 경우 56%로 남성(93%)에 비해 40%포인트 가까이 낮다. 출산·육아 문제로 직장을 떠나는 여성이 많다는 얘기다. 신세계는 30대 여성 인재가 승진을 하고 나면 퇴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 3년 동안 사원급에서는 여성 퇴직률이 남성보다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신세계는 “간부 승격이라는 새로운 동기 부여를 통해 퇴직률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과장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9%에서 지난해에는 20%로 두 배가 넘었다. 신세계백화점 인사담당 김정식 상무는 “이달 정기 승진 때도 신임 과장 3명 중 1명이 여성 인재였다”며 “2016년까지 과장급 이상 여성 간부 비중을 25%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충분한 여성 중간 인력풀을 확보하기 위해선 여성 신입사원 또한 늘어야 한다. 1999년 5%에 불과했던 신세계의 여성 신입사원 비중은 지난해 58%로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2010년(27%)과 비교해도 2년 만에 두 배를 훌쩍 넘긴 것이다.

 제조·건설 등을 주력으로 하는 코오롱그룹도 2003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중 여성을 30% 이상 의무선발하고 있다. 시행 10년이 지난 지금은 과장급 이상 중간 인력이 해마다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2007년부터는 과장 이상 여성 간부가 여직원들의 고민과 업무에 대해 조언하는 여성 멘토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워킹맘 비율이 직원의 27%에 이르는 아모레퍼시픽은 출산 휴가 후 100% 복직률을 자랑한다. 직장 내 보육시설과 여성휴게실, 자율 출퇴근제 등 30대 여성 인력을 위한 제도 마련과 함께 여성 리더 육성용 교육·경력계발 프로그램을 운영한 덕이다. 홈플러스는 육아휴직을 만 6세 미만 자녀를 둔 임직원으로 확대하고 근무시간을 주 15~30시간으로 단축해 근무하도록 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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