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황 2003년부터 본격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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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철강제품 가격은 2003년부터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포항제철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철강산업 분석기관인 월드 스틸 다이내믹스(WSD)의 피터 마커스 대표는 29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에 있는 WSD 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공급과잉 지속, 통상마찰 심화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철강산업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커스 대표는 그러나 "내년(2003년)에는 지난해 2천만t, 올해 2천만t 등 약 4천만t에 이르는 감산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가운데 세계 경기의 동반 상승으로 철강제품 가격이 급등(strong rally)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철강제품 국제가격이 상승할 경우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품질 대비가격 경쟁력이 높은 포항제철이 최대 수혜자로 부상,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철강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중국 철강산업과 관련, 마커스 대표는 "중국의 생산능력이 매년 800만~1천만t씩 증가하고 있는데다 눈부신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후한 일본 철강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값싼 철강제품이 아시아 시장으로 밀려나올 경우 일본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 정부 주도로 경제협력기구(OECD)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감산 논의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별 철강업체의 생산능력을 인위적으로 축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마커스 대표는 또 미국, 일본, 유럽에서 합병작업이 가속화되면서 초대형 철강사들이 잇따라 출범할 예정이지만 대형화 자체가 가격 경쟁력 회복과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연합뉴스) 이창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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