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메인 투기수요 줄어드나

중앙일보

입력

날카로운 상승곡선을 그려온 인터넷 도메인 네임 증가율이 지난해 들어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메인 사냥꾼들의 투기수요 감소와 함께 크게 꺾이는 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com', `.net', `.org' 등으로 끝나는 3대 주요 도메인명의 경우 기한 만료되는 도메인이 신규등록분을 추월함에 따라 하반기 들어서는 감소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com' 등 3개 도메인을 관리하고있는 베리사인(Verisign)사는 24일 지난해 총도메인 네임수가 불과 2% 정도 더 늘어난데 그쳤다고 밝혔다. 신규등록은 1천80만건이었다. 이는 신규등록 건수가 1999년 2배, 2000년 3배나 급증해온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것이다.

베리사인의 집계에 따르면 2000년말 기준 `.com' 등 3개 도메인의 총 등록건수는 2천820만건에 달했고, 작년 6월말에는 다시 3천240만건으로 정점에 달했다가, 9월말에는 3천200만건, 12월말에는 2천880만건으로 감소했다.

시라큐스대에서 도메인정책 부문을 연구하고 있는 밀튼 뮐러 교수는 "투기적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면서 "도메인 네임을 둘러싼 히스테리는 도메인 네임의 가치가 과대포장됐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com' 등의 감소는 지난해 하반기들어 `.info', `.biz' 등의 신규등록이 시작된 것도 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com', `.net', `org'의 몰락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도메인 사냥꾼들이 연 30달러를 내고 사들인 도메인들은 수백, 수천달러에 되파는 과정을 통해 이들에게 짭짤한 수익을 올려줘왔다.

그중 일부는 1999년말 750만달러에 거래된 `buziness.com'이나 2000년 1월 300만달러에 팔린 `loans.com'처럼 천문학적 가격에 되팔리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는 연회비만 날린 수많은 도메인들이 있었다.

이와함께 도메인 사냥꾼들을 막기위해 비슷한 이름들을 대거 등록해온 기업들도 이제는 나중에 단순히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는 간단한 해결책을 찾은 것도 투기수요감소의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주소를 관리하고 있는 `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and Numbers'측은 `.org' 주소를 모든 개인과 단체, 기업들에게 공개한다는 방침을 추진중이며, 베리사인측은 내년중 `.org' 네임의 관리업무를 별도의 비영리기관을 설립해 넘기기로 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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