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등 돌릴수도" 장성택 무시 김정은 기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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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12일 3차 핵실험을 하기 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정치국위원·행정부장) 국방위 부위원장이 핵실험에 반대하며 만류했지만 김정은이 끝내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대북 정보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정보 소식통은 13일 “3차 핵실험을 앞두고 당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와 군부의 강경파 사이에서 상당한 격론이 벌어졌던 정황이 포착됐다”며 “장성택이 온건파의 목소리를 냈고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겸 당 중앙군사위원을 비롯한 군부가 강경한 입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당시 “우리가 이미 핵을 갖고 있는데 굳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유일한 후원자인) 중국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며 핵실험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군의 강경파들은 체제의 생존을 위해서는 핵실험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대북 정보 당국자는 “김정은이 체제 결속과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군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평양에서 김정은을 위해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다는 본지 보도(3월 13일자 1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최근 수개월 사이 북한이 강경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잇따른 혼란 속에서 확고하게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도 중앙일보 보도를 인용하며 “핵전쟁 위협과 휴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김정은은 북한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을 출국시키고 한국에서 테러를 일으키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그 배경에 김정은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소영·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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