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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신 거실 인테리어

중앙일보

입력

거실과 연결된 공간인 가족실에서 김경애(59·가운데)씨가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거실은 가족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집안에서 제일 큰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거실의 인테리어는 전체 인테리어의 바탕이 된다. 활용도에 따라 가족 구성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될 수도 있는 중요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가족과의 대화가 부족하다면 거실을 가족실로 활용해보자.

봄을 맞아 집 인테리어를 단장할 생각이 있다면 먼저 거실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거실은 가족들이 공동으로 머무는 곳이며, 손님이나 친지가 왔을 때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거실 트렌드는 ‘여유와 힐링’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자면 모던함 속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족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이 주목 받고 있다. 에코 스타일을 활용한 인테리어도 그 중 하나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지은(35)씨는 “경쟁이 치열한 요즘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마련인데 집에서만큼은 정신적으로 아늑해지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TV를 보다가 각자 방으로 흩어지는 딱딱한 공간이 아닌, 함께 책을 보고 차를 마시는 가족간의 힐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에코 스타일 인테리어에는 이런 정서가 반영돼 주로 나무나 돌과 같은 소재들이 이용된다.

스칸디나비아나 에코 스타일이 좀 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거실 대신 가족실의 개념으로 인테리어가 이뤄지면 좋다. 아늑하기 때문에 남편의 퇴근이 빨라지고 자녀들이 집에 머물고 싶어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실제 지난 1월 잠실의 한 아파트에 입주한 김경애(59)씨 모녀의 경우 기존의 틀을 깬 디자인과 소품 배치를 통해 거실의 한 쪽을 가족실로 재탄생시켰다. 거실 한 쪽에 작은 계단을 놓고 그 위로는 툇마루 문양을 바닥에 깔아 전통적인 느낌을 한껏 살렸다. TV와 소파 대신 가족들이 한데 모여 오붓하게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를 시공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현주(44)씨는 “거실을 활용한 가족실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복합공간”이라며 “3대가 모여 차를 마시거나 수다를 떠는 공간으로 제격이다”고 말했다.

고정적 거실 구조 틀 깨고 5년 뒤 내다봐야

TV가 없는 거실은 생각보다 많은 여유로움을 줄 수 있다. 거실에 TV를 켜 놓고 아이들을 공부하라고 방으로 몰아낼 필요도 없다. 부모님이 다른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공부를 봐줄 수 있는 큰 서재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대화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아뜰리에제이 이지연(37) 대표의 경우에는 얼마 전 어린 쌍둥이 자녀를 둔 4인 가족의 거실 인테리어 의뢰를 받았다. 그녀는 피아니스트 출신인 엄마와 쌍둥이 자녀가 단란한 시간을 갖도록 거실을 여유 있게 스타일링 했다. 기존의 긴 소파 대신 작지만 안락함이 돋보이는 암체어들을 배치했다. 소파의 부피를 줄이면서 가구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그만이었다. “누워있기 좋은 큰 소파보다는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서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컴팩트한 사이즈의 암체어들을 함께 배치하면 공간 자체가 여유로워지고 세련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기존의 평범한 거실의 틀을 깨려면 몇 가지 원칙을 알아두면 좋다. 먼저 우리나라의 거실구조는 상당히 고정적인데 여기서 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보통 한쪽 벽에는 TV가 있고 그 아래로는 장이 있다. 반대쪽에는 긴 소파가 있다. 이런 배치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TV를 없애고 책장이나 찻잔 장식장을 놓거나, 작은 암체어들을 자유롭게 배치하는 방식이다. 공간의 용도는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의 트렌드에 꼭 맞춰갈 필요도 없다. 이 대표는 “새로운 트렌드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의 연령대를 감안해 5년 이상을 다보고 고민한다면 실패 없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김진원" jwbest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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