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외로 발행한 ‘연세춘추’ 1면은 백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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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연세춘추’라는 제호만 보이는 백지 상태의 대학 신문이 가판대에 놓여 있다. [뉴스1]

연세대 학보 ‘연세춘추’가 11일 일주일에 한 번 발행하는 학보(12면)를 호외(12면)로 대체했다. 제호는 그대로 뒀지만 1면은 기사 없이 백지로 냈다. 78년 역사의 연세춘추가 호외를 낸 건 2007년 학교 측과의 편집권 침해 마찰 때를 포함해 두 번째다. 당시엔 기사는 쓰되 제호를 뺐다.

 정세윤(20) 편집국장은 “학교 측의 운영 예산 삭감에 항의하기 위한 조치”라며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계속 호외 형태로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연세춘추 구독료는 등록금 중 잡부금에 포함됐다.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학기당 5900원씩 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연세대에 등록금과 잡부금을 분리해 고지하라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올해부터 구독료 납부는 학생들의 선택사항이 됐다. 학교 측 조사 결과 1학기 서울 신촌캠퍼스 등록 학생 중 17.9%만이 구독료를 냈다. 구독료가 6700원으로 오른 것도 작용했다. 또 지난해 7억3300만원이던 운영 예산은 올해 5억원으로 줄었다. 그러자 연세춘추를 지도해 온 신촌과 원주캠퍼스 주간교수 2명은 11일 전격 사퇴했다. 편집인 교수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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