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가 4차인상에 업계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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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고정거래가격이 `곧, 또다시' 오를 것이란추측이 나돌면서 반도체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5일 반도체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D램업체들은 이날 거래선인 PC업체들을 상대로 가격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 폭은 종전(30%)과 같거나, 아니면 그보다 10∼20%포인트 높은 40∼50%에까지 육박할 것이란 추정마저 나돌고 있다.

D램 업체들의 전략대로 고정거래가가 또 오른다면 지난해 12월 이후 4차 인상에해당한다. 또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30% 인상'에 성공한 지는 보름만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상'은 이미 예정된 결론이고 다만 `폭과 시기'가 문제라고보고 있다. 최근 `자고나면 오르는' D램 현물시세를 감안하면 인상여지는 충분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통상 고정거래가는 현물가보다 1∼2달러 높게 형성된다.

이미 주력제품인 128메가 D램은 고가기준으로 북미현물시장에서 4달러를 쳤다.

14일(현지시각) 북미현물시장에서 128메가 D램(16MX8) SD램 PC133은 개당 3.85달러에서 4.0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현물시장에 내다파는 128메가 제품가격을 4달러 밑으로는 내리지 않겠다고 공언, 가격상승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업체들이 총원가(개당 3.50달러, 128메가 D램 기준)를 대폭상회하는 수준까지 고정거래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보름만의 추가인상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에는 상대방이 있는 만큼 이처럼 큰 폭으로 가격을 끌어올리기는어렵지 않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PC업체들로서도 고정거래가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 메이커들로서는 안정적 거래선 확보차원에서 D램업체들의인상 요구를 수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원가경쟁력이 낮은 후발업체들의입장까지 고려하며 지나치게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인상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무리하게 고정거래가를 올리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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