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히딩크 포지션별 특별과외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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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야, 용수형 보고 잘배워"

북중미골드컵(1.18~2.4)을 앞두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훈련중인 축구국가대표팀의 숙소 로웨스 코로나도 베이 리조트에서는 요즘 밤마다 `히딩크 선생'의 특별과외교습이 열린다.

히딩크 감독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식사후 숙소 미팅룸에서 스트라이커 최용수(이치하라)와 차두리(고려대)를 따로 불러 놓고 지난해 11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 2차전 편집 테이프를 가지고 약 1시간30분에 이르는 특강을 했다.

박항서 코치와 아프신 고트비 기술분석관이 동석한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은두 선수에게 당시 선제골을 뽑은 최용수의 동작 하나하나를 `텍스트' 삼아 밤 11시가 다 되도록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과 플레이 지침을 꼼꼼히 전달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은 특히 최용수가 절묘한 시저스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장면을 놓고 차두리가 스트라이커로서 배워야 할 것들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이에 앞서 전날인 12일 `제1강'으로 골키퍼에 대한 특강을 갖고지난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 유고와 슬로베니아의 경기 테이프를 보면서 골키퍼가 해야 할 바에 대한 진지한 강의를 했다.

이같은 히딩크 감독의 `샌디에이고 야학'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초 부임한 히딩크 감독은 그간 특정선수들과 긴시간 대화하는 경우조차 극히 드물었고 더구나 이처럼 특정선수들을 불러 놓고 과외수업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선수선발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선수들에게 체력강화프로그램을 부여한 히딩크 감독이 지금까지 거둔 큰 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력을 극대화 할 세부조율 작업에 돌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훈련기간에 같은 포지션의 고참선수와 젊은 선수가 한 방을 쓰도록배정한 히딩크 감독은 이런 특강을 통해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 따라오도록 함으로써 선후배 간에 치열한 주전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

본선을 향해 한단계씩 진행되고 있는 히딩크의 `월드컵구상'이 어떤 열매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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