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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야기'외 주말의 TV 영화

중앙일보

입력

[토요영화]

사냥(EBS 밤10시)
스페인은 1930년대 후반 파시스트와 공화파 사이에 내전(內戰) 을 벌였었다. 이 때 공화파가 패한 결과 프랑코 총통의 독재가 75년까지 이어졌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65년은 프랑코의 압제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다.

스페인의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은 군부 독재에 시달리는 스페인 중산층의 정신적인 분열과 황폐함을 이 영화에 담고 있다.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남자 넷이 사냥을 떠난다. 언덕에 야영 천막을 친 그들은 찌는 듯한 더위와 갈증 속에서 알 수 없는 광기를 발산하기 시작한다. 원제 La Caza.

어사인먼트(MBC 밤 11시10분)
에이단 퀸이 냉혹한 테러리스트와 첩보원 두 역을 연기하는 스릴러물.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자칼과 외모가 흡사한 미 해군 소령 라미레즈는 이스라엘을 여행하던 중 첩보 조직 모사드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받는다. 모사드는 자칼을 잡기 위해 라미레즈를 자칼로 변신시키기로 하는데….

1997년작. 도널드 서덜랜드.벤 킹슬리 출연. 원제 The Assignment. ★★★

[일요영화]

남자 이야기(SBS 밤11시50분) 뒷골목을 누비며 주먹만 믿고 살아온 임봉만(최민수) .고생 끝에 겨우 일어설 만하게 되자 불치병이 찾아온다.

앞으로 남겨진 시간은 두 달.황당하고 어이없어 하던 그는 우연히 과일 노점상을 하는 옛 애인(이태란) 을 만나 자신도 모르고 있던 아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생의 막바지에 삶의 행복을 찾았는데….감독 심승보.1998년작.★★★

파라다이스 로드(KBS1 밤 11시 25분)
세계 2차 대전의 전운이 극에 달한 1942년 싱가포르.일본군의 공습으로 연합군측 가족들이 탈출한다.그러나 아녀자들을 태운 배는 적군의 공격으로 침몰하고 일본군은 살아남은 이들을 섬에 수용한다.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던 포로들 사이에는 질시와 반목이 깊어간다.보다 못해 선교사인 드루먼드(폴린 콜린스) 와 영국인 차 농장주의 부인인 아드리엔(글렌 클로즈) 은 관현악단을 결성해 포로들에게 희망을 주기로 한다.전쟁을 아픔을 고발하는 드라마지만 다소 낭만적이라 현실감이 적다.

감독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의 브루스 베레스포드.1997년작.원제 Paradise Road.★★★☆

친절한 마음과 화관 (EBS 오후 2시)
귀족 가문의 사생아로 태어난 주인공이 귀족이 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 2000년 사망한 전설적 배우 알렉 기네스가 30대에 1인 8역을 맡았던 수작이다. 기네스는 살해당하는 여덟명을 연기했다.

원제인 'Kind Hearts and Coronets'는 '친절한 마음이 왕관보다 낫다'는 싯구에서 따온 것이다. 공작의 딸과 가난한 오페라 가수 사이에서 태어난 루이스 마치니(데니스 프라이스) 는 공작의 작위를 물려받으려고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제거한다. 그 과정에서 실수로 어릴 적 친구이자 연인인 시벨라(조앤 그린우드) 의 남편을 죽여 사형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로버트 해머 감독. 1949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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