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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이 마려울때 마다 참은 남성 결국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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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여성들의 고민으로만 여겨졌던 요실금이 최근 남성에게도 많이 발병되고 있다. 자기도 모르게 소변을 흘리는 남성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남성 요실금 진료 환자는 2007년 7640명에서 2011년 8545명으로 4년 만에 11.8% 증가했다. 특히 겨울철엔 땀과 호흡으로 빠져 나가는 수분양이 줄면서 소변의 양이 증가해 요실금 환자가 늘어난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사진) 교수에게 요실금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요실금이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소변이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을 흘리는 것을 말한다. 수면 중에 소변을 흘리기도 한다. 앉았다 일어날 때, 누웠다 일어날 때처럼 몸의 자세가 바뀔 때 주로 소변을 흘린다.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고 소변을 볼 때 힘이 많이 들어가는 증상도 나타난다. 또 소변을 보려고 해도 바로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소변 줄기가 힘이 약하고 찔끔찔끔 나오기도 한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면 요실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요실금의 종류는.

 “기침을 하거나 줄넘기 등 운동을 할 때 배에 힘(복압)이 들어가면서 소변이 나오는 복압성 요실금이 가장 일반적이다. 여성에게서 흔하다. 배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고, 화장실에 가는 도중 소변이 흘러나오는 절박성 요실금도 있다.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도 않은 상태에서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최근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왜 생기나.

 “여성에게서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져 생긴다. 임신과 출산·폐경·자궁 질환(자궁적출) 등으로 요도의 닫히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아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노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전립선이 부어 소변 배출이 어려워진다. 최근 젊은층에서도 요실금이 생기는데 커피나 탄산음료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해 방광과 요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속옷이나 스타킹, 레깅스 등을 타이트하게 입는 것도 방광에 무리를 준다. 비만인 사람은 복압이 증가해 요실금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최근 남성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등으로 요실금을 호소하는 남성 환자가 많다.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남성은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해 화장실에 가다 소변을 보는 절박성 요실금을 경험하곤 한다. 요도를 감싸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방광 근육이 약해지고 저장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립선암 수술 후에도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수술 과정에서 요도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대개는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요실금이 있는 사람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뇌졸중·척추손상·파킨슨병·다발성 경화증이 있는 환자가 요실금이 생기면 주의해야 한다. 이들 환자가 요실금을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방광의 압력이 높아져 신장 염증·신장 결석이 나타나 신장 기능이 없어지는 신부전에 이를 수도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은 어떤가.

 “보통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하루 적절한 소변 양은 1500cc 정도다. 하지만 물을 과도하게 많이 마시면 자연스럽게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방광이 예민해진다. 하루에 1000~1500cc 정도의 수분 섭취가 적당하다.”

 -소변이 마려우면 바로 화장실에 가야 하나.

 “평소 소변이 마렵더라도 참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소변을 의도적으로 자주 보는 사람이 있는데 습관을 버려야 한다. 소변이 마렵더라도 화장실 앞에서 가만히 서서 심호흡을 몇 초간 하고 골반 근육에 힘을 주면서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변을 볼 때도 항문 괄약근을 조이는 느낌으로 강하게 요도를 지지하면서 근육을 수축하는 골반근육운동을 한다. 요도·질·항문 주위를 감싸고 지탱하는 운동이다. 하루에 약 100~200회 정도 강력하게 수축·이완해 주면 약화된 골반 근육이 강화돼 요실금이 예방된다. 케겔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요실금을 예방하려면.

 “알코올·탄산음료·커피·홍차·초콜릿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 섭취를 자제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출산 뒤에는 골반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준다. 비만이라면 당장 살부터 뺀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 수영이나 유산소 운동 등 전신운동을 하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요실금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흡연은 기침을 유발하고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이 심해지므로 금연해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생활 습관 교정으로 효과가 없으면 약물과 수술 치료를 한다. 항콜린제라는 약물로 불필요한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고 방광의 용적을 늘린다. 약물 효과가 없으면 방광 안에 보톡스를 넣어 근육을 마비시키는 치료를 받는다. 요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슬링수술을 하기도 한다. 요도 밑에 테이프를 걸어 주는 방식이다.” 

장치선 기자 charity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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