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식품 전문 변호사 된 6급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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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내에서 식품안전 문제를 전담하는 변호사가 나왔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식품의약안전청에서 3년간 근무한 김태민(40·사진) 변호사. 동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지난해 말 변호사가 됐다.

김씨는 20일 “아직은 식약청과 식품회사의 식품안전 관련 법률 자문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며 웃었다. 그의 ‘친정’ 식약청은 그가 변호사가 되자 반색했다. 6급 주사로 근무하던 그를 식약청 식품위생심의위원으로 ‘모셨다’. 김씨는 화학간장으로 통하는 산분해간장의 명칭을 비(非)발효간장으로 바꾸는 문제 등 여러 사안에 대해 포괄적 자문을 해준다고 한다.

 김씨는 25일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에 식약청을 총리실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시키는 안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무척 고무돼있다.

“식약청이 식품관련 법령을 직접 다룰 권한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어요. 문제가 생겨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둔 채 고시·행정규칙 개정 등만으로 봉합해야 했거든요.”

그는 “처로 승격되면 식품안전과 관련된 법 개정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된다”며 “국민들의 먹거리 문제를 거시적·장기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가 그의 전공 ‘식품’을 찾기까지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92학번으로 입학한 그는 41명 동기생 가운데 ‘청일점’이었다. 휴학 등을 해가며 5년 간 학교를 다녔지만 자퇴로 마감했다. “대학시절 밥값 한 번 안 낼 정도로 선배누나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어요. 근데 여학생들만 있는 분위기에 적응은 쉽지 않더라고요.” 자퇴 후 다른 직장생활을 하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 싶어 서울대에 재입학했다. 입학 15년 만인 2007년 졸업장을 받고, 식약청에 취직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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