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이마트 등기이사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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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정용진(45)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다음 달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를 사임한다. 신세계그룹은 다음 달 15일 열릴 주주총회에 신임 등기이사에 김해성 그룹 경영전략실장과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군선 신세계백화점지원본부장 등 3명을 후보로 올렸다. 이에 따라 기존 등기이사였던 정 부회장과 허인철 이마트 대표, 박건현 전 신세계백화점 대표 등은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또 이마트도 기존 이사인 정 부회장과 최병렬 전 이마트 대표가 사임하고 김해성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과 박주형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을 새 등기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퇴진하는 것은 아니고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이나 대규모 투자계획 수립 등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상무로 신세계에 입사한 지 15년 만인 2010년 3월 신세계 등기이사에 선임되며 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11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분할된 후에는 이마트의 등기이사도 맡아 이마트 경영까지 직접 챙겨왔다.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해 투자나 사업 확장은 물론 자산의 처분, 주주총회 소집 같은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진다.

재계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대기업 오너 일가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등기이사로 경영에 나서는 게 부담이 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세계 측은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은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 분할 당시부터 논의해 왔던 것”이라며 “정기 임원인사 후 각사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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