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때문에?…재건축 아파트값 줄다리기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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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모처럼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데 일부 중층 단지들은 호가(부르는 값)만 오른 채 거래가 어렵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줄다리기 때문인데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송파구 잠실5단지.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보다 2000~3000만원 가량 오른 상황이지만 매수자들은 '값을 깎아주지 않으면 매수에 나서지 않겠다'며 짙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싸서'가 아니라 '취득세' 때문이라는데요. 현재 잠실5단지 110㎡형(이하 공급면적)의 호가는 9500~91500만원입니다. 500~1500만원 때문에 취득세 감면 혜택을 덜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500만원 때문에 세금이 '두배'

매수자들은 과거처럼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요즘 상황에선 취득세 감면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입장입니다.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주택도 종전(4%)의 절반인 2%만 내면 되지만 1% 차이 때문에 1000만원 가량의 세금을 더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9억원에 아파트를 매입하면 900만원의 세금을 내지만 9500만원에 집을 구입하면 1800만원으로 배가 됩니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저층 단지들을 중심으로 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데다 잠실5단지는 한강변에 있어 재건축 후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싼 값에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매수자가 나타나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9억원 초반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 다른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중층 단지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반포3 107㎡형과 신반포4 113㎡형이 92000만원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반포동 S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빠진 이후 다시 거래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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