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스타 어떻게 탄생했나 알아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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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 잎싹. 화가 김환영 작품.

한국 그림책은 영미권이나 일본에 비해 출발이 한참 늦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괄목 성장을 해왔다. 이제 한국 그림책이 해외 유수 아동도서전에서 상을 받는 건 그리 특별히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림책의 ‘한류’가 현실이 되어가는 지금, 한국 대표 그림책 작가를 심층적으로 정리한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시공주니어)이 나왔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이상희·최현미·한미화 등 4명의 전문가가 대표 작가 29명의 작품세계를 분석했다. 2009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석했을 때 대표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강아지똥』의 정승각, 『세상에서 제일 힘 센 수탉』의 이억배, 『심심해서 그랬어』의 이태수, 『구름빵』의 백희나, 『파도야 놀자』의 이수지 등 하나하나 무게감 있고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다. 저자들은 집필실 풍경, 스토리 보드, 스케치 자료 등을 꼼꼼히 담기도 하고 작가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작품세계에 대한 분석도 녹였다. 한 권의 그림책이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큰 정성과 애정, 고민과 열정이 담기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령 『준치 가시』의 김세현 작가는 백석의 시를 그림으로 풀어내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고 한다.

　시공주니어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책이다. 지난해 나온 『그림책, 세계의 작가들』의 후속편 격이면서 비중은 더 크 느낌이다. 제대로 된 그림책이란 단순히 아이들 보는 책이 아니라 예술작품이라는 걸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단비 같은 기획이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