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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의 '바닐라 스카이' 1위 안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를 리메이크한 톰 크루즈 주연의 환상 스릴러물 '바닐라 스카이(Vanila Sky)'가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흥행에서, 2,742개 극장으로부터 2,502만불의 수입을 거뜬히 벌어들이며 1위로 데뷔하였다.

지난 주말 1위로 개봉했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죠지 클루니, 쥴리아 로버츠, 브래드 피트, 맷 데먼 등 스타군단 주연의 범죄 드라마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은 2,208만불의 수입을 올려 2위로 내려앉았고, '바닐라 스카이'와 함께 개봉한 신작 패로디 코메디물 '낫 어나더 틴 무비(Not Another Teen Movie)'가 1,262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3위로 첫선을 보였다.

각종 신기록을 갱신했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이번 주말 992만불의 수입을 올리는데 그쳐 4위에 머물렀다. 개봉 31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2억 5,327만불.

진 핵크만과 오웬 윌슨이 주연한 새로운 타입의 전쟁 스릴러 '에너미 라인스(Behind The Enemy Lines)'와 디즈니-픽사 스튜디오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 Inc.)'가 각각 541만불과 498만불의 수입으로 5위와 6위에 랭크되었고, 로버트 레드포드-브래드 피트 주연의 첩보 스릴러물 '스파이 게임(Spy Game)'이 247만불의 수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주말동안 흥행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8,792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8,220만불)에 비해서는 7%가 증가한 성적이지만, '왓 위민 원트'와 '내 차 봤냐?'가 각각 3,361만불과 1,385만불의 수입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9,853만불)과 비교할 때는 10.8%가 감소한 성적이다.

이번 주말 1위로 개봉한 '바닐라 스카이(Vanila Sky)'는 스페인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1997년작 '오픈 유어 아이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에 반해 직접 판권을 사들인 톰 크루즈는 자신과 폴라 와그너가 설립한 프로덕션인 크루즈-와그너 프로덕션에서 직접 제작을 맡고 자신이 주연하기로 결심한 후, 연출을 '제리 맥과이어'에서 호흡을 맞춘바 있는 카메론 크로우 감독에게 의뢰하였다. 작년, '제리 맥과이어' 이후 4년만에 '올모스트 페이모스(Almost Famous)'로 컴백해 자신의 연출력이 건재함을 과시했던 크로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원작의 아메나바르 감독과 함께 각색을 겸했는데, 다양한 대중문화가 혼재하는 현재의 뉴욕 맨하탄으로 영화의 배경을 옮겨오면서, 비틀즈 노래와 댄스뮤직 그리고 테크노 음악 등을 사용해 원작과는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톰 크루즈와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주인공 소피아 역에는 원작에서 이미 동일한 역을 연기했던 페넬로페 크루즈가 이번에도 선정되었다. 그녀는 촬영도중 실제로 크루즈와 사랑에 빠져 크루즈로 하여금 원앙부부였던 니콜 키드만과 이혼하게 만드는 초특급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였다(한편, 니콜 키드만은 크루즈 제작, 아메나바르 감독의 '디 아더즈(The Others)'에서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선보임으로 해서 또다른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도). 영화에는 크루즈-페넬로페 커플과 함께 카메론 디아즈, 커트 러셀, 제이슨 리 등이 공연하고 있고, 크루즈를 주연으로 내년 여름 개봉할 SF 물 '마이너리티 리포터(Minority Report)'를 만들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카메오로 출연해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화제만발의 톱 스타들이 주연한 데 비하면 개봉수입 2,502만불은 다소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주위의 평가에 대해, 영화를 배급한 파라마운트 사의 웨인 류엘렌은 "우리가 희망했던 예상수입선을 만족시키는 액수."라고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전체관객의 70%가 25세 이상의 청장년층이었고, 여성관객이 남성관객에 비하여 다소 많았다고.

잘 생긴 외모와 엄청난 부, 그리고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뉴욕소재 출판사대표 데이빗 에임즈(톰 크루즈)는 주위 사람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향유하지만 항상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듯 하다. 그를 사랑하는 여배우 줄리 지아니(카메론 디아즈)가 그의 곁에 있지만 데이빗은 그녀를 단순히 섹스 파트너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데이빗은 우연히 무명 댄서인 소피아(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게 되고 바로 소피아가 자신이 꿈에 그리던 연인임을 깨닫게 된다. 질투와 복수심에 사로잡힌 줄리는 데이빗을 자신의 차에 태운 채 다리에서 추락한다. 이 사고로 줄리는 생명을 잃게 되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데이빗 역시 심하게 얼굴을 다쳤을 뿐 아니라 살인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끝없는 절망감에 빠지는데...

이 6천만불짜리 리메이크작 '바닐라 스카이'에 대하여 평론가들은 대부분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을 나타내었다. 특히 많은 이들은 뒤죽박죽인 구성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불평하였는데,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터무니없는 내용만큼이나 잘난 체 하고 있는 이 영화야말로 자신을 깨워줄 전화 한통이 필요하다."고 공격하였고, 역시 이 영화가 매우 혼란스럽다고 평한 조 모겐스타인은 "하지만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은 왜 톰 크루즈가 이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으며, 카메론 크로우가 각색 및 연출을 담당하기로 했는지이다."며 빈정거렸다.

또,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크로우의 새 버전은 원작을 잊을 수 없게 만들었던 특색들이 결핍되어 있다."고 지적했으며, 뉴욕 포스터의 조나산 포어맨 역시 "영화의 결말은 제작진의 노력과 관객의 관람시간을 정당화해줄 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하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보스턴 글로브의 제이 카는 "마치 극중 데이빗 만큼이나 영화는 속이 텅비고 중심이 없게 느껴진다."고 평했다.

한편, 이 영화에 호감을 표한 소수의 평론가들로서, 이해를 위해 영화를 두 번이나 보았다고 밝힌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영화에는 전혀 다른 두 종류의 훌륭한 연기 조화가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크루즈와 디아즈 사이에서, 또 하나는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 사이에서이다."고 이들의 연기에 높은 점수를 주었고, 뉴욕 타임즈의 스티븐 홀든은 "큰 재미를 선사하는 에로틱 SF 스릴러."라고 추켜세웠다.

이번 주 3위를 기록한 '낫 어나더 틴 무비(Not Another Teen Movie)'는 '무서운 영화'가 거둔 것과 같은 성공을 기원하며 '브링 잇 온', '식스틴 캔들스', '쉬즈 올 댓', '클루리스', '아메리칸 파이' 등 온갖 10대용 영화들을 패로디한 10대용 코믹물이다.

영화를 배급한 소니 산하 콜롬비아 사는 불과 1500만불을 투입한 이 소품 영화가 쟁쟁한 대작영화들과 경쟁하여 개봉 첫주말 제작비에 가까운 1,262만불을 벌어들인 데 대하여 큰 기쁨을 나타내었다. 콜롬비아 사의 마케팅 및 배급대표인 제프 블레이크는 이 영화가 17세에서 25세 사이의 틈새 관객층을 타겟으로 한 것이 흥행에 주효했다고 밝히며, 최종적으로 4천만불 이상은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였다.

별다른 스타없이 TV 코믹물 출신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의 연출은 다양한 TV 패로디물과 코미디물의 제작자 겸 연출자 출신인 조엘 갤런이 담당하였는데, 이번이 그의 극영화 데뷔작이다.

패로디 영화답게 '낫 어나더 틴 무비'는 기본 스토리를 '쉬즈 올 댓'에서 베껴왔다. 미술가 지망생인 쟈니 브릭스(사일러 레이)는 외모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덕분에 급우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미식축구부의 최고 스타인 제이크 와일러(크리스 에반스)는 이러한 쟈니를 축제의 여왕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고 친구와 내기를 한다. 한편, 섹시한 치어리더 프리실라(제이미 프레슬리)는 그런 제이크를 차버리고, 영화감독 레스(라일리 스미스)에게 가버리는데...

평론가들은 여느 10대용 패러디물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 대해서 역시 일제 공격을 퍼부었다. AP 통신의 크리스티 리마이어는 "형편없고, 동성애 혐오적이며, 인종주의적인 이 영화에는 기교와 독창성, 유머가 결핍되어 있다."고 직선적인 공격을 가하며 '조 더트', '애니멀' 등을 재치고 올해 최악의 영화로 선정하였고, LA 타임즈의 로빈 라우지는 "농담들이 너무 길 뿐 만 아니라 대부분 너무 뻔하고 야비하다."고 불평했으며,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 역시 "과다한 배설물들을 뿜어대는 캐릭터들에 관한 지나친 농담을 지켜보는 것이 좋은 경험만은 아니었다."고 사형선고를 내렸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시간과 돈, 정신을 아끼려면 (이 영화를 보지말고) 집에 있어라."고 충고했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흑인 스타 마틴 로렌스가 주연한 '블랙 나이트(Black Knight)'가 204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패럴리 형제가 기네스 팰트로우를 기용한 코미디물 '내게 너무 가벼운 당신(Shallow Hal)'이 149만불의 수입으로 9위, 그리고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가 여전히 221개 극장에서만 상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77만불의 수입을 올려 10위에 턱걸이하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여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다가오는 수요일인 19일에는 전세계 팬들을 기다림에 지치게 만들었던 환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Lord of the Rings: The Fellowship of the Ring)'이 북미전역에서 일제 개봉에 돌입하고, 금요일에는 짐 캐리 주연의 '머제스틱(The Majestic)'을 포함하여 모두 5편의 영화가 개봉되며,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25일에는 윌 스미스 주연의 '알리(Ali)'가 선보일 예정이어서 연말의 북미 극장가는 흥행 열기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 미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 지난 미주말 흥행 및 박스오피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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