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상장폐지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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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 13위(지난해 시공능력 순위) 쌍용건설이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는 9일 자본잠식 가능성을 이유로 이 회사의 주식 거래를 잠정 중단했다. 자본잠식은 자산을 다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쌍용건설은 2011년 168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1511억원의 손실을 냈다. 2년 새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14일 결산에서 자본잠식이 예상되고 있다.

 쌍용건설이 위기를 맞은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들어오는 돈이 줄어든 가운데 갚아야 할 돈이 계속 돌아오다 보니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자본잠식 다음 수순은 코스닥 상장 폐지다. 이 경우 쌍용건설의 유일한 회생 방안으로 꼽히는 출자전환(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를 줄이는 방식)이 어려워진다.

 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일(4월 1일) 전까지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다.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채권단이 합의해야 하는데 출자전환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가 크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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