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 다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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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주 「타임」지에 한국 맹호들의 감투상이 보도되어, 그 일부가 국내 신문에도 소개되었다. 맹호가 싸움을 잘하고 월남인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 이번 「타임」기사는 물론, 지난 6월에 영국기자가 보도해서, 우리가 전해들은 맹호의 모습도 퍽 우호적으로, 또 극진한 찬사와 함께 그려진 것이었다.
그러나 기사를 쓴 사람은 아무런 타의와 악의 없이 쓴 것이라도, 일단 활자가 돼서 세상에 나오면, 그 세부에 사실과 어긋나는 데가 있을 수 있고, 사실이라 할지라도 언짢은 「뉘앙스」를 자아내는 수가 있다. 6월에 영국기자가 쓴 기사 중에 「고·보이」의 맹호들이 「베트콩」용의자들을 다루는 법이 납득이 가지 않게 그려진 대목이 있었다. 이번 「타임」지에는 우리 범법사병의 처벌과 「베트콩」의 취급에 관한 대목이 얼른 수긍이 가지 않았다.
이번엔 다행히 우리 국방당국에서 바로 그 두 대목을 분명히 적시해서, 그 두 가지가 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으로 밝혀 주었다. 나라에 따라서는 오보를 한 외국잡지를 판금해 버리거나, 엉뚱한 외교문제에 까지 비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번 「타임」기사는 그 내용과 「톤」이 극히 호의적인 것이었고, 다만 세부에 사실과 어긋나는 점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삼을 것이 없다. 국방부의 공식해명은 적절하고 점잖았다. 또 기사의 성질로 보아 필요한 조치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해명은 필요한 조치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인들의 풍습을 따르라는 속담대로, 외국신문이나 잡지에 오보가 실렸을 땐, 저들 식의 시정법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편집자에게 편지를 써서, 오보된 부분의 정정이나 취소를 요구하는 것이다. 「타임」의 전 독자들에게 우리 국방부의 해명이 미치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오보를 실은 바로 그 잡지의 첫 장에 오보 정정을 요구하는 편지를 싣게 하는 편리한 방법이 활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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