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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라 ②폴란드

중앙일보

입력

내년 6월4일 월드컵 D조 개막전에서 맞붙는 폴란드는 한국이 최소한 비겨야 하는 상대다.

2차전에서 미국을 첫 승 제물로 삼고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최소 실점하는, 즉 1승1무1패 전략이 16강행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특히 1-3으로 역전패한 '98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 등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첫 경기부터 꼬여 일을 그르친 징크스를 갖고 있다.

따라서 폴란드와의 경기내용과 그 결과가 16강 목표 달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게 뻔해 정보수집과 전력 파악 등 사전 준비 과정이 보다 철저해야 함은 물론이다.

폴란드는 유럽예선 5조에서 6승3무1패로 본선에 직행했다.

같은 조에는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와 종주국 웨일스,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등 강호들이 속했으나 21득점, 11실점하며 '86멕시코월드컵 이후 16년만의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조 2위 우크라이나의 최종예선 득점이 13골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폴란드가 보여준 공격력은 실로 막강했다.

우선 최전방 공격은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흑인 엠마누엘 올리사데베를 풀타임플레이어로 두고 안제이 유스코비악과 파베우 크리샬로비취가 교체 투입되는 투톱대형으로 나섰다.

플레이메이커 마렉 코즈민스키 등 2선에서 찔러주는 직선패스와 개인기를 앞세운 측면 돌파에 의한 득점이 대부분이었고, 벨로루시전에서 해트트릭을 세운 라도슬라프 칼루즈니와 토마쉬 이반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순간적인 공간 침투 또한 위협적이다.

다만 꽉 짜여진 듯한 유럽축구 특유의 강한 조직력보다 개인기에 좀더 의존하는듯한 전술과 공격수들이 거친 마크에 몸을 사리는 데 허점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수비에서 최전방 공격으로 한번에 이어지는 롱패스와 역습 능력이 뛰어나 오히려 포르투갈보다 더 까다로운 팀일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한국이 견고한 수비벽과 상대 공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두뇌만 갖춘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폴란드의 득점이 미드필더는 물론 최종 수비의 발끝에서 이뤄지는 등 공격루트가 언제 어디서 열릴 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만큼 허리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과 이를 위한 체력안배 등 대비책 마련은 필수적이다.

폴란드를 맞아 한국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수비가 매우 견고하다는 점이다.

폴란드 축구사상 최고 이적료로 페예누르드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골키퍼 예쥐 두덱을 축으로 센터백인 주장 토마쉬 발도흐와 토마쉬 클로스-미하우 제플라코프 윙백이 지닌 수비 조직력은 한국이 가진 개인기로는 여간해선 뚫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쉬 하이토의 공수 연결고리를 끊어 전체적인 흐름을 차단하고 멀리 수비와 허리에서 곧바로 최전방 올리사데베로 이어지는 득점루트를 어떻게 묶느냐가 '무승부' 목표 달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1대1 싸움과 공중볼 다툼에 약한 만큼 기존 윙백의 측면돌파에 의한 센터링 보다 중앙 미드필드진의 중거리슛과 공간 침투 등 2선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세트플레이에 의한 득점을 노려볼 만하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폴란드는 불필요한 드리블 없이 수비나 허리에서의 직선패스로 순식간에 골을 뽑는, 빠른 템포의 담백한 축구를 구사해 수비시 재빠른 조직 정비가 우선 요구된다"며 "다만 16년만에 본선무대에 오른 데 따른 첫 경기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점을 한국은 잘 이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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