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부패·빈부격차 … 원자바오 총리 “내 탓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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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溫家寶·사진) 중국 총리가 자신의 재임기간 국가정책에 잘못이 많았다고 반성했다. 원 총리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양회(兩會·국회 격인 전인대와 정치자문기구인 정협회의)에서 총리직을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에게 넘겨주고 퇴임한다.

 홍콩의 문회보(文匯報) 등에 따르면 원 총리는 1일 오전 베이징 시청(西城)구의 한 지역을 찾았다. 이곳 주민 9200명 중 58%는 소수민족의 하나인 회족이다. 그는 주민들에게 “재임 10년 동안 국가 개혁, 발전 면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둔 것은 당 지도부와 주민들의 노력 덕분”이라면서 “그러나 정책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고 인민들의 불만이 있는데 이는 모두 내 책임”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문제점을 말해주면 이를 반영하고 다음 지도부에도 전달하겠다”고 했다. 원 총리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만연한 공직자 부패▶빈부격차▶정치개혁 실패 등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원 총리는 지난해 3월 전인대 기간에 “당장 정치개혁을 안 하면 제2의 문화혁명이 올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었다. 그는 이날 중국은 ▶민족 평등▶신앙자유▶소수민족 풍속과 습관 존중 등 세 가지를 중시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 전통보호란 틀 내에서 종교 자유를 허용할 것이라는 시사로 풀이된다.

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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