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말론 유럽 케이블 TV 시장 본격 공략

중앙일보

입력

미국 케이블TV의 선구자로 불리는 존 말론(60.사진)이 유럽 케이블TV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24~30일자)가 보도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미국 리버티 미디어를 통해 유럽 주요 케이블TV 업체들의 지분을 속속 인수하고 있는 것이다.

말론은 지난 9월 55억유로(약 50억달러)를 들여 도이체텔레콤의 자회사로 있던 독일의 지역 케이블TV방송사 6개를 인수해 경쟁자들을 바짝 긴장시키더니 이달에는 독일 키르흐사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기 위해 독일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는 영국 텔레웨스트와 네덜란드 UPC의 지분도 갖고 있어 그가 직.간접적으로 확보한 케이블TV 가입자수는 2천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는 1천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그는 유럽의 대형 통신 사업자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싸게 내놓는 요즘을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여러 회사를 묶어서 비용을 대폭 줄이는 등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유럽 케이블TV의 최대 강자로 부상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가 단지 '게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돈은 벌만큼 벌어 더이상 관심이 없다"며 "투자라는 게임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있을뿐"고 말했다. 말론은 자신이 세운 미국 텔레커뮤니케이션사를 1999년 AT&T에 무려 5백40억달러를 받고 팔아 갑부가 된 인물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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