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죽음으로 씻은 가엾은 아내의 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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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보 4월 28일자 「파월장병의 아내 자살」이란 기사를 이역만리 월남의 격전지에서 보고 주월한국군 사령관의 특별휴가를 얻어 귀국한 김순철(파월 혜산진부대 5중대) 상사는 『내가 편지를 보내지 않아 비관 끝에 아내가 자살한 것이 아니었다』고 14일 하오 본사를 찾아와 해명-.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던 아내 설인섬(27)씨가 자살한 것은 『내가 월남전선에 파견된 후 마을청년 이동춘에게 우연히 욕을 보고 이에 대한 죄를 죽음으로 씻었던 것』이라고 김 상사는 슬픈 듯 털어놨다.
『아들 장권(5)을 위해서라도 꼭 돌아와 주세요』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가 가엾다면서 김 상사는 『나 때문에 많은 파월장병이 걱정을 사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월남에서 장병들이 안심하고 싸울 수 있도록 국민들이 도와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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