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비정규직 2043명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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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화그룹이 비정규직 사원 2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비정규직을 대규모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는 비정규직 직원 2043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한다고 27일 발표했다. 호텔·콘도미니엄의 서비스 인력, 백화점 판매사원, 보험사 고객상담사 등 상시적·지속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상이다.

계열사로는 한화호텔&리조트가 725명으로 가장 많고, 한화손해보험 533명, 한화63시티 209명, 한화갤러리아 166명 등이다. 한화 측은 일부 계약직과 임시직, 고령 근무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 직원 평가를 거친 뒤 3월 1일부터 일괄 시행할 예정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 60%(약 1200명)는 여성이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직원은 정년과 복리후생, 승진 기회 등에서 기존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보장받는다. 한화그룹 전체 임직원 3만5000여 명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16.7%에서 10.4%로 낮아진다. 지난해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비정규직 비율(33.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회사 측은 추가적으로 부담할 인건비·복리후생비 등이 한 해 20여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일형(61) 한화 경영기획실 사장은 “앞으로 상시·지속성을 띠고 있는 업무에는 정규직을 채용할 방침”이라며 “회사 쪽에서 ‘함께 멀리’라는 가치를 적극 실천하면 직원들도 고용 안정을 통한 동기 부여와 소속감 상승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의 이번 정규직 전환을 계기로 산업계에는 ‘좋은 일자리’ 조성에 대한 책무가 더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의 이번 조치는 새 정부가 강조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에 호응한다는 취지도 있었을 것”이라며 “기업이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같은 사회 이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업 가운데는 CJ가 지난해 570여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최근엔 산업·기업·신한은행 등이 창구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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