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성인전단지 아이에게 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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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 사는 주부다. 지난 16일 8세와 7세인 두 아들을 데리고 시내에 외식을 하러 나갔다. 사람들로 붐비는 곳을 빠져 나가고 있는데 뒤에 따라오던 작은 아이가 큰 소리로 날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20대 남녀가 지나던 아이를 세우고 종이를 건네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해서 가보니 새로 문을 연 술집 전단지를 아이에게 주는 것이었다. 함께 걸어가고 있었던 큰 아이 손에도 전단지가 쥐어져 있었다.

얼마 전엔 주택가에 주차돼 있는 승용차 앞 유리에 끼워져 있는 낯 뜨거운 유흥업소 전단지를 보고 아이가 "저 아줌마 찌찌가 다 보여. 추울 것 같으니까 옷 좀 갖다줘"라고 말해 몹시 당황했던 적도 있다.

길거리에서 무차별로 배포되는 전단지 중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유해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많다. 이런 전단지들을 규제할 수는 없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뿐이다.

김은영.경기도 의정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