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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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름철의 도래와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는 도시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그 생명까지를 위협하는 각종 병마의 위험이 현저하게 늘어나는 것이 통례로 돼 있다. 온도의 상승에 따른 부패음식물섭취의 가능성 증대등 계절적인 조거도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 하계위생을 더욱 위험스럽게 만드는 요인은 주로 시민의 위생개념 희박과 이에 편승한 악법 상인의 발호에 있다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 나라 대다수의 도시가 그렇지 않아도 「병든 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들을 만큼 위생적으로 한심스런 실정에 있음은 자주 지적돼오던 사실이다. 그런데 도시민들의 질병중 수위를 차지하는 각종 급성소화기계통 질병의 발생율은 서울시내에서만도 년간 약3만명의 다수에 달하는데, 그 대부분은 6∼8월의 3개월간에 이환된 것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
도시민들이 이처럼 여름철에 많은 소화기계통질환에 걸리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이 계절적인 전염성질환의 만연, 부패한 음식물과 불결한 우물물등의 섭취로 이한 중독증의 증대, 그리고 이불을 덮지않고 취침함으로써 생기는 「배앓이」환자등이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생수 생식을 삼가고 외출후에 세수세면을 여행하라』 또는 『취침시에 배를 내놓지 말라』는 등 마냥 되풀이되어온 평범한 경고가 시민각자를 위하여 반드시 준수되도록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를 느끼는 소이이다.
그러나 도시민들이 여름철 건강을 해치는 더욱 중요한 요인이 부정한 식품, 불결한 청량음료수등을 공급하는 파렴치한 악덕상인들의 발호에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근만 하더라도 모제과회사에서 만든 식빵을 먹고 20여명의 식중독환자가 발생하였거나 또 지난 주말 서울시 위생시험소 당국이 밝힌, 시내 1백88개 빙과제조업자의 위생실태는 실로 시민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족한 것이었다.
이들 업소에선 제조한 「아이스·케이크」·「아이스·크림」등 빙과를 검사한 결과 그중 34.8%의 대장균을 포함한 유해성세균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은 비단 빙과뿐만 아니라 지금 서울 신에서 매일 제조공급되고 있는 각종 음식물의 위생실태가 어떻다는 것을 여실히 나타내주는 일대경종이라고 생각되지 때문이다.
예년의 실례에 비추어 여름철에 도시민의 위생을 해치는 각종 부정음식물의 종류는 결코 한두가지에 그치지 않는다. 상기한 빙과류나 「주스」류를 비롯하여 때로는 유명음식점에서 제조한 「도시락」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로 인하여 매년 많은 희생자가 생겼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올해에는 특히 철저한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모든 시민과 위생당국자에 대하여 특별한 주의를 환기하는 동시에 금년에는 시민의 건강을 팔아 일확천금을 노리는 악덕업자들에게 추상같은 엄단이 내려져아 할 것이라고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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