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5년 주기 증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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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시에서 설비투자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코스피시장 기계업종 지수는 24일까지 석 달간 6.5% 올랐다. 코스닥 시장의 기계장비업종 지수도 같은 기간 2.3% 올랐다. 기계와 장비는 설비투자가 늘 때 일감이 증가하는 업종이다.

 설비투자가 정권 교체와 맞물려 5년 주기로 증감을 반복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계를 기간별로 나눠 보면 정권 초에서 중기까지 설비투자가 증가하다 중기 이후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한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린다는 해석이다.

 정권 초 기대감은 올해에도 여전하다. LG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인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삼성도 올해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마침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홍승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기업은 2년간 설비투자를 미뤄 왔다”며 “최근 설비 가동률이 호황기 수준인 80%에 육박, 설비투자 확대 압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업 부채비율이 80%대로 낮아 주머니 사정도 괜찮다. 금리가 낮아 자금 조달하기도 좋다. 홍 연구원은 “설비투자 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가 늘면 기업 이익도 늘 개연성이 크다.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2004년 이후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과 주당순이익(EPS·12개월 선행 기준) 증가율 간의 상관계수는 0.74%로 매우 높게 나왔다. 주가는 설비투자가 증가 1분기 전에 먼저 올랐다. 삼성증권은 설비투자 증가 수혜 종목으로 현대제철·현대위아·LS산전·에스에프이를 추천했다. 신영증권은 신흥기계·우진플라임·HB테크놀러지 등의 중소형주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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