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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 영화제 ‘린새니티’내레이션 “아시아계 미국인의 상처 고민 공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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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니얼 대 김

재미교포 배우 대니얼 대 김(45)과 대만계 NBA(미 프로농구) 스타 제러미 린(25·휴스턴 로케츠)이 만났다. 미국 유타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29회 선댄스 영화제에 처음 소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린새니티(Linsanity)’를 통해서다. ‘린새니티’는 ‘린’과 광적인 열기를 뜻하는 ‘인새니티(Insanity)’의 합성어. 지난해부터 스포츠계에서 일고 있는 제러미 린 열풍을 일컫는 신조어다.

영화는 린이 유명해지기 한참 전인 대학 시절부터 그의 일상을 매일 같이 담아 낸 화제작이다. 영화에서 대니얼 대 김은 내레이션을 맡았다.

 “영화 프로듀서 한 명이 저와 ‘하와이 파이브 오’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브라이언 양입니다. 촬영장에서 린에 관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을 생각이 없냐고 묻더군요. 린의 팬이라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대니얼 대 김은 부산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로스트’에 김윤진과 부부로 출연했고, 하와이가 배경인 미국 액션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주연인 특수수사팀 요원으로 활약했다. 한국과 미국 모두에 알려진 배우다. 대니얼 대 김이 이 다큐의 내레이션을 맡은 건, 같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란 공감대가 컸다. 그는 이전에도 할리우드의 동양계 배우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은 적이 있다. 그에게 린의 성공은 남다른 의미였다.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 남고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러미 린

 “미국의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아시안이란 이유만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 편견을 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죠. 그런 면에서 ‘린새니티’ 속 제레미 린의 아픔과 고민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러미 린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대니얼 대 김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확고한 신앙심으로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모습도 봤고, 20대 젊은 청년의 무한한 가능성도 새롭게 발견했다. 그가 ‘린새니티’에 대해 더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백인 아이가 제러미 린 이름이 써 있는 옷을 입고 ‘나도 제러미처럼 되고 싶다’ 말하는 부분에선 저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영화를 통해 아시안 아메리칸들에게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늘 준비를 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길 바랍니다.” 파크 시티=

LA중앙일보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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