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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국(1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재첩국 사이소, 재첩국』새벽이 되면 투박한 사투리의 낙동강 하단 아줌마들은 물동처럼 재첩국을 이고 주택가의 골목을 바쁘게 누빈다.
「재첩」이란 완두(완두)만한 크기의 까만 조개를 일컫는 하단의 사투리. 이는 바닷물과 민물이 어울리는 낙동강 최하류의 특산물이다.
『재첩국 맛이다고예?』『마, 첫사랑의 맛이라고나 해두지예』 농담을 곁들인 아줌마의 미각표현이다.
사실 이 「재첩국」은 사철민물고기에 간 「티스토마」와 십이지장충에 시달리는 하단일대 주민들에게는 효과가 있는지 모른다. 원래 「재첩」을 삶은 물은 찐득찐득한 점액체. 시중에서 파는 재첩국은 찐자국에 물을 탄다는 것.
그런데도 이 재첩국의 명성은 일제 때부터 대단했던 모양. 35년이나 재첩국을 팔아온 박복순 (56· 시내 하단동l95) 아주머니는 『해방 전까지는 만주 등지로 수출 됐다』 고 재첩국역사에 일석을 펴기도 했다. 재첩국의 값은 한 대접에 2O원. 하루생산량은 10관정도, 부산시내일원에서 주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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