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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기행초-김종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법주사 고운 물에 손발을 적셔 보면
무위 귀를 모아 열려오는 서런 번뇌
마음도 나래를 여며 합장해선 시름이여.

<목탁>
고요한 법당 뜰악 불두화 지는 봄날
구름도 석탑가로 물레져 내리는데
긴 세월 가슴을 물고
섧게치는 목탁소리.

<나그네>
산도 눈을 감아 정시속에 지는 하루
구층탑 쇠북이 울어 멀어가는 황혼길에
그 목련 은혜로 접다 숙여가는 나그네.

<바위>
스스로 묻혀 삶도 오히려 인욕이 되어
헤아려 헤아려도 다 못 헤일 번뇌를 두고
그 염원 억겁의 세월 눈을 감고 앉은 바위 <본사신춘문예 입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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