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측근 이집트행 '망명 논의하나'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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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전쟁 전 망명설'이 갈수록 무게를 얻고 있다. 주변 아랍국들이 적극적으로 망명을 제시하고 후세인도 전쟁이 발생하면 승산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지적이다.

후세인 대통령의 사촌인 이라크 집권 혁명지휘위원회의 하산 알 마지드 위원은 18일 이집트의 카이로를 방문한다. 그는 후세인의 핵심 측근이며 이 자리에서 망명을 위한 사전논의가 오갈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후세인 측근의 카이로 방문 사실을 확인하면서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이라크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도 적극적으로 망명을 중재하고 있다. 터키의 압둘라 굴 총리는 이달 초 이집트.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이란을 순방하면서 처음으로 망명안을 제시했으며 이때부터 아랍국가들 사이에서 후세인 망명대책 등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제문제 전문 사이트인 월드 트리뷴 닷컴은 최근 "후세인 대통령은 망명안을 거부하고 있지만 본인과 가족, 측근들이 외국 정부나 국제 법정에 기소되지 않는다는 서방의 보장 아래 한 아랍 국가의 수도에 은신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데는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종혁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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