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중국은 벼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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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바둑 대전(大戰)이 다시 이어진다.

믿었던 선봉장 왕레이(王磊)8단이 패배하면서 중국의 기대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20일 상하이(上海)에서 속개되는 농심신라면배에서 젊은 후야오위(胡耀宇.21)7단이 한국의 조훈현9단을 꺾고 왕레이의 복수를 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농심배가 끝나면 29일 도쿄에서 이창호9단과 창하오(常昊)9단의 도요타.덴소배 결승전이 연속 열린다.

▶농심신라면배=국가대항전인 농심배는 2라운드가 끝난 상태이고 이번이 최종 라운드다. 처음 각 5명이 출전했으나 현재 한국은 조훈현9단과 이창호9단 두 에이스가 남아 있고 중국은 후야오위7단과 뤄시허(羅洗河)9단, 일본은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 한사람만 남았다.

1라운드는 한국의 신예 박영훈3단의 독무대였다. 박3단은 중국의 신예강자 구리(古力)7단, 일본의 1인자 왕리청(王立誠)9단, 중국의 실질적인 최강자 창하오9단, 일본의 NEC배 우승자 장쉬(張)7단 등 네명을 차례로 연파하며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박영훈의 연승을 저지한 기사는 중국의 쿵제(孔杰)7단이다. 그러나 쿵제는 곧 일본의 노장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9단에게 꺾였고, 이런 진행이라면 한국의 우승은 식은 죽 먹기로 보였다. 바로 이때 중국의 수호천사로 등장한 기사가 바로 후야오위7단이다.

그는 한국의 윤현석7단, 일본 가토 마사오(加藤正夫)9단, 한국 김승준7단을 차례로 물리치며 3연승을 거둠으로써 국면을 팽팽하게 몰고갔다. 지난해 이창호9단에게 2전2승을 거둔 후야오위가 중국의 꺼져가는 불꽃을 살려낸 것이다.

농심배는 출전기사를 당일 결정하는 시스템이지만 베이징(北京)에서 삼성화재배를 따낸 조훈현9단은 제자 이창호9단에게 주장을 양보하고 4장으로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다.

▶도요타.덴소배=한국의 이창호9단과 중국 창하오(常昊)9단이 맞선다. 29일 도쿄에서 열릴 결승전은 짜릿한 단판승부다. 우승상금 3억원에 최고급 승용차가 부상으로 따른다.

이9단은 최근 춘란배 준결승에서 창하오를 꺾으며 세계 최강자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창하오는 왕레이에게 랭킹 1위를 내주는 등 깊은 슬럼프. 그러나 중국 측은 전투적인 창하오에게 '단판 승부'라는 변수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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