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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각별한 특사단’ … 미국보다 먼저 중국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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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김무성 전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22일 중국에 파견키로 했다. 특사단에는 조원진·심윤조 의원,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포함됐다. 특사단은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를 예방하고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박선규 대변인은 16일 “지난 10일 장즈쥔 중국 특사 방문 때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일종의 답방 특사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우방국 특사 파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보다 중국에 먼저 특사를 보내게 됐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다른 4대 강국에 앞서 중국에 특사를 보내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에 특사를 동시에 보냈다. 박 당선인 자신이 당시 특사로 중국을 다녀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미국에 먼저 특사를 보냈다.

 중국 특사에 4선 의원을 지낸 중량감 있는 인사를 보내는 데는 박 당선인이 중국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쓴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대선 외교 공약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순서상 미국보다 중국에 먼저 특사를 파견하는 게 외교의 무게를 옮기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원활히 해 북핵 문제나 대북 정책에 있어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대선 승리 후 사무실 문에 “이제 제 역할이 끝났으므로 당분간 연락을 끊고 좀 쉬겠다”는 메모 한 장을 남기고 여의도를 떠났다. 태국을 방문 중인 김 전 본부장은 이날 개인적 친분이 있는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만찬을 하며 우리의 4대 강 사업을 본뜬 통합 물관리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역시 태국을 방문 중인 강창희 국회의장도 함께했다고 한다. 김 전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통보를 며칠 전 받았고 특사로서 준비할 게 많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19일께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김 전 본부장을 중국 특사로 임명함에 따라 그의 정치적 무게감이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 새누리당에서 나오고 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계 좌장 역할을 했던 김 전 본부장은 2010년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박 당선인과 의견이 갈리면서 거리가 멀어졌다. 박 당선인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선을 치를 때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무소속 출마 대신 백의종군을 선언해 이명박계의 연이은 탈당을 막았다. 지난해 10월 ‘박근혜계 인적쇄신론’이 대두되며 리더십 공백사태를 맞았을 때 대선 캠프의 총괄본부장으로 복귀해 선거를 진두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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