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미나' 간접광고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일 시작한 KBS 월.화 미니시리즈 '미나'의 주인공 채정안(25.사진) 의 배역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기자이자 가수인 채정안이 극 중에서 가수 역을 맡아 최근 발매한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을 부르는 것이 간접광고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1.2회 방송분에서 채정안은 3집 앨범의 타이틀곡 '매직'을 여러차례 불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귀한 사랑' 등 다른 신곡들도 앞으로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노래 뿐만이 아니다. 그는 가수로 활동할 때 입는 어깨와 가슴 선이 드러나는 짧은 드레스를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입고 나온다. 배경도 비슷하다. 때문에 '미나'에서 채정안이 무대에 서는 장면이 나오면 드라마인지 가요 프로그램인지 헷갈릴 정도다.


방송사 홈페이지에는 시청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채정안을 위한 홍보 드라마 아닌가"
"공영 방송이 간접광고를 오히려 부추기는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부장은 "장르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홍보를 하는 상업주의로 보인다"며 "외주제작의 경우 열악한 제작비가 문제 되긴 하지만 이 경우 당연히 드라마용으로 새 노래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드라마의 중심축이 가수인만큼 그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연출을 맡은 김재순 PD는 "노래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하는 배우가 드문 상황에서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직접 자기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재 권한을 가진 방송위원회측은 일단 프로의 전체적인 틀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단순한 상품 광고와 달리 '장르간 결합'이라는 철학적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심의가 필요하다는 게 함상규 심의 1부장의 말이다.

이 논란을 계기로 방송위원회측이 간접광고의 규정을 명확히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방송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